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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반도체 불황은 기회…‘투자 지속’ 삼성, 초격차로 보답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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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3라인(P3) 내부 모습. [사진 출처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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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달리 인위적 감산 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불황을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기회로 삼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반도체 예상 매출액은 5960억달러다. 올해 매출 전망치인 6180억달러 대비 약 3.6% 줄어든 액수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고환율 여파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가 내년까지 지속된다는 예상이다.

가트너는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의 매출은 올해 대비 약 16% 줄어들어 감소세가 더욱 클 것으로 봤다. 업계는 업황이 내년 하반기 반등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호황기는 내후년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유독 경쟁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국내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내년 전례 없는 투자 축소를 예고한 것과 다르게 투자 지속을 약속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지난 9월 “최근 반도체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시장수요에 의존하는 투자보다는 꾸준한 투자가 더 맞는 방향이 됐다”고 분석하며 “일관되게 투자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와 달리 감산도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수요 위축에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회복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초 미국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삼성전자가 불황에 정면 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회사 상황과 맞물려 있다. 반도체 불황으로 적자 위기에 몰린 경쟁사와 달리 삼성전자는 규모는 줄어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보유액은 124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성전자가 업황이 회복될 때쯤 투자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채민숙·박상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과 2023년 2개년 간 공급이 제한된 효과가 2024년 이후 나타날 것”이라며 “D램 업황은 2023년 하반기 반등을 시작해 2024년 이후 큰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미 평택 P3 완공을 통해 클린룸을 확보하고 있고 P4 또한 건설 중인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M16 이후 추가적인 D램 팹이 없는 상황이며 마이크론 또한 2023년 CAPEX(시설투자)를 줄였기 때문에 단기간 내 공급 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시장 호황기 D램 ASP(평균판매가격) 증가에 따른 높은 영업이익률과 점유율 확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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