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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 법적공방 시작…주요 쟁점은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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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거래지원중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2일 오전 첫 심문 예정

DAXA 자격론 및 상장폐지 결정·절차 타당성 다뤄질 듯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위메이드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결정을 뒤집기 위해 신청한 가처분 신청 심리가 내일(2일) 열린다.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 DAXA가 상장폐지를 결정할 자격이 있는지, 상장폐지 사유와 절차가 타당한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2일 오전 10시 30분 위메이드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코빗을 상대로 낸 거래지원종료결정 효력정지가처분 사건의 심문을 진행한다.

소송은 총 3건으로 채무자는 각각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코빗이다. 채권자는 모두 싱가포르 소재 법인 위믹스 유한책임회사(Wemix Pte. Ltd) 김석환 대표다. 위믹스 유한책임회사는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사업을 위해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이다. 김 대표는 위메이드의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가처분신청을 통해 위믹스가 4개 원화 거래소에서 모두 거래 중지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5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당장 거래가 지속되게 하는 게 투자자를 위해 중요하기 때문에, 가처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4개 거래소가 속한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 DAXA는 지난 24일 깜깜이 초과 공시로 문제가된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오는 8일 오후 3시 이후로 4개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가 중단된다. 첫 심문이 이뤄지고 영업일 기준 단 4일 뒤면 거래가 중단되는 촉박한 일정이다. 이에 중요 쟁점들 중심으로 DAXA와 위메이드 측의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이데일리

DAXA vs 위메이드, 법정서 다툴 쟁점 3가지

①DAXA 자격론


먼저, DAXA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는지, 공동 상장폐지 결정이 담합에 해당하는지가 논쟁거리다. 장 대표는 간담회에서 “DAXA는 임의 단체로 법적 실체가 있는 단체가 아니라 거래소 간의 협의체”라고 말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위메이드는 4개 업체가 DAXA를 통해 공동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이 담합에 해당한다고도 보고, 가처분신청과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준비 중이다.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도 DAXA에 공동대응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DAXA 회원사가 집단적으로 위믹스 거래지원 중단을 결정한 것은 명백한 담합이자 절대적인 협상력 우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라고 봤다. 그러면서 “DAXA나 회원사는 한국거래소와 같이 공적기능을 수행하는 시장기구가 아니다”고 상장폐지 결정 자격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DAXA는 위믹스 사태가 거래소 간 공동대응 사안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시장 모니터링 과정에서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아닌 위기 상황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공동 대응 사안으로 판단하고 논의를 개시한다”며 “위믹스와 관련해서도 공동 대응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DAXA는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거래소 마다 다른 대응이 논란이 되자 민당정이 자율규제 조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만들어졌다.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장으로 민당정 간담회를 주도하고 있는 윤창현 의원도 DAXA가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을 할 권한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결정과정과 내용에 대한 옳고그름 여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DAXA는 무법지대의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되찾기 위해 설립된 거래소 간 자율규제기구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자율규제를 집행하는 책임있는 기관으로서, 닥사의 결정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DAXA 자격론을 일축했다.

②상장폐지 결정의 합당성

상장폐지를 결정할 합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도 중요 쟁점이다.

위메이드가 업비트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을 초과하는 코인을 시장에 유통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위메이드가 올해 1월 초 업비트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2.45억개 코인이 유통돼야 하는데, 실제 유통량은 3.18억개(지난 25일 기준)로 7000만 개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달 27일 DAXA는 위메이드가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와 실제 유통량 사이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위메이드는 초과된 유통량을 계획서 이내로 되돌려 놨기 때문에 충분히 소명이 이뤄졌는데도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위메이드 측은 “(유통량으로 봐야할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코코아파이낸스 담보 제공에 대해서도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고, 투자유의 조기해제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빠른 원상복구 이후 소명을 진행했고 소각물량이 유통량에 포함돼 유통량이 실제보다 많아 보이는 까닭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다”며 “위믹스의 실시간 유통량은 2.44억개로, 업비트에 제출한 11월 유통 계획량 2.55억개 이내다”고 강조했다.

DAXA는 유통량 위반이 중대하고, 소명 또한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초과된 유통량은 유의 종목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한 양으로 그 초과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소명 기간 동안 제출된 자료에 각종 오류가 발견되었으며, 유통량 관련 등 중요한 정보에 관해 제출 이후 여러 차례 정정 또는 수정이 발생했다”고 했다.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 밝히진 않았다. 다만, 소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DAXA 관계자는 “현재 법적으로 다투고 있는 상태라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할 순 없지만,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③상장폐지 절차의 타당성

DAXA가 위믹스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후 상장폐지까지 소명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는지, 절차상 타당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DAXA는 4주간 16차례 소명 과정이 있었다고 하고, 위메이드는 유통량 기준 등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장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유통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점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위메이드는 유통량에 대한 정의와 관리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업비트에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받지 못했다. 기준도 없는데 거래 종료를 결정한다는 게 매우 비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어떤 기준을 못 맞췄는지 설명도 안 해주면서 일방적으로 거래를 종료한 것은 갑질이다”고 힘줘 말했다.

업비트는 유통량 기준을 위메이드에 공유했다고 맞서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유통량에 관한 기준(주요부분)을 위믹스팀에 공유했고, 이에 관해 위믹스팀 측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DAXA도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이후 약 29일 동안 총 16차례의 소명을 거쳤다”며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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