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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톈안먼 탱크맨 생각나”…진압봉 든 中 공안에 홀로 맞선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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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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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중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무장 경찰들을 혼자 막아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지난달 27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 지구 예청현에서 촬영됐다는 시위 진압 영상이 확산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진압봉과 방패를 든 무장 경찰들이 들이닥쳐 시위를 진압한다. 이에 한 남성이 방패를 밀치며 반발했다가 오히려 다른 경찰들의 방패에 밀려난다. 그 옆에는 머리를 질끈 묶고 후드티를 입은 한 여성이 우뚝 서 있다. 여성은 경찰들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데도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여성은 난폭한 진압 현장을 촬영하는 듯 보인다.

경찰은 이런 여성을 향해 걸어가 방패로 두어 차례 그를 밀친다. 그럼에도 여성이 꿈쩍하지 않자 한 경찰이 여성의 휴대전화를 뺏고 발로 차버린다. 곧 다른 경찰이 여성의 머리를 밀치며 방호복을 입은 요원들에게로 그를 거칠게 밀어버린다. 이에 방호복을 입은 요원 3명에게 양팔이 붙들린 채 어디론가 끌려간다. 이 모습을 촬영하던 시민도 한 요원에게 촬영을 저지당하며 영상은 끝난다.

이를 본 네티즌 가운데 다수가 “톈안먼 탱크맨이 생각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1989년 6월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때 탱크 행렬을 맨몸으로 가로막은 남성이다. 당시 모습이 외신 카메라에 담겨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그는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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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6월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한 남성이 맨몸으로 탱크들을 막아서고 있다. AP통신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이 모습을 촬영했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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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최근 코로나 봉쇄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신장 우루무치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설치한 봉쇄 시설물들이 진화를 방해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후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로도 시위가 확산했다. 시민들은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A4용지를 들고서 이른바 ‘백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은 해당 시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실제 지난달 28일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에 경찰력이 투입되는 등 진압이 이뤄지고 있다. 또 시민들의 스마트폰을 검열하고 시위 현장 주변 지하철역 출구를 폐쇄하는 등 시위 차단에 나섰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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