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월드컵 징크스 ‘승자의 저주’ 재현되는가 [이종세 칼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전대회 우승팀 프랑스, 튀니지에 한 방 먹어
폴란드와의 16강전 지면 끝장…총력전 펼칠 듯
대회 2연패하면 이탈리아 브라질 이어 세 번째


월드컵 우승팀 징크스의 하나인 ‘승자의 저주’가 재현되는가. 직전대회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D조 예선 리그에서 2연승 끝에 첫 패배를 당했다. 프랑스는 1일 새벽(한국시각) 도하에서 열린 D조 3차전에서 아프리카의 튀니지에 0대1로 져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미 16강전 진출이 확정된 프랑스는 이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오는 5일 C조 2위 폴란드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2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은 프랑스가 이탈리아(1934년, 1938년), 브라질(1958년, 1962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회 2연패의 위업을 이룰지는 불투명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직전대회 우승팀들이 차기 대회에서 브라질만 제외하고 모두 조별 예선 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디펜딩 챔피언, 차기 대회 죽 쑤기 일쑤

매일경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가 덴마크와 2022 국제축구연맹 카타르월드컵 D조 2차전 결승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제16회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을 3대0으로 꺾고 우승했으나 4년 뒤 한국 일본에서 열린 2002년 대회에서는 세네갈에 0대1, 덴마크에 0대2로 각각 졌고, 우루과이와는 0대0으로 비겨 1무 2패, A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2무 1패, F조 최하위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 역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B조 3위에 그쳐 예선탈락 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홈팀 브라질을 결승에서 꺾고 우승했던 독일은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 한국에 0대2로 패하는 등 1승 2패, F조 최하위로 16강전 진출이 좌절돼 체면을 구겼다. 단 2002년 대회 우승팀 브라질만은 2006년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16강전, 8강전까지 올랐으나 4강전에서 프랑스에 0대1로 패퇴했다.

음바페 앞세운 프랑스, 맨 먼저 16강 안착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D조의 프랑스는 지난달 23일 호주에 이어 27일 덴마크를 연파, 2연승으로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맨 먼저 확정 지었다. 폴 포그바(29·유벤투스), 은골로 캉테(31·첼시), 크리스토퍼 은쿤쿠(25·라이프치히)에 이어 올해 발롱도르(황금공)를 수상한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마저 빠진 상황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 앙투안 그리에즈만(31·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주축으로 나선 프랑스는 4대1로 승리한 호주와의 1차전에서 지루가 2득점, 음바페가 1득점 1도움을 기록했다. ‘득점 기계’ 음바페는 덴마크와의 2차전에서 혼자 두 골을 넣어 3득점으로 다득점 선두에 나섰다.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축구선수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핸드볼선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세 때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4골을 기록하며 프랑스의 우승에 기여, 개인적으로도 두 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 시즌 그의 연봉은 세전(稅前) 1억 2800만 달러(약 1719억 원)로 2022 월드컵 참가선수 가운데 최고 액수다.

튀니지, 51년 만에 프랑스 꺾고 후련한 1승

매일경제

튀니지의 와흐비 하즈리가 프랑스와 카타르월드컵 D조 3차전 득점 후 감격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나가던 프랑스는 이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고향인 프랑스 코르시카섬 태생인 튀니지의 와흐비 하즈리(31)에게 후반 13분 결승골을 허용했다. 프랑스는 선발 명단에서 음바페 등 9명의 주전선수를 제외하는 여유를 부렸다가 덜미를 잡혔다. 실점 후 음바페 등을 교체 투입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튀니지는 1971년 지중해게임에서 프랑스에 2대1로 승리한 이후 무려 51년 만에 프랑스를 꺾었다.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리그앙) 몽펠리에에서 뛰고 있는 하즈리는 경기 후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프랑스와 같은 조가 되길 바랐다. (프랑스를 이기겠다는) 꿈이 실현됐다”고 말했다. 프랑스에는 약 70만 명의 튀니지인들이 살고 있으며 튀니지대표팀에는 하즈리 외에 9명의 프랑스 태생 튀니지 선수가 뛰고 있다.

하지만 튀니지는 이날 승리에도 1승 1무 1패 승점 4로 조 3위에 그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튀니지는 1978년 아르헨티나,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2006년 독일, 2018년 러시아대회에서도 16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브라질, 통산 6번째 우승 가능성 커

한편 ‘영원한 우승 후보’이자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의 향배도 관심거리. 브라질은 영광의 월드컵을 다섯 번이나 차지, 최다우승국 기록이 있으나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 이후 대회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년 만의 정상 탈환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 축구 천하를 통일하는 새 기록도 세울 수 있게 된다.

지난달 25일 세르비아를 2대0, 29일 스위스를 1대0으로 물리친 브라질은 G조 1위로 16강전에 오를 가능성이 커 한국이 운 좋게 H조 2위가 될 경우는 16강전에서 브라질과 8강 티켓을 다툴 수도 있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