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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환호하던 이란 남성, 보안군 총 맞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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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보안군이 머리에 직접 겨냥해 총격"

오마이뉴스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의 탈락을 축하하던 한 이란 남성의 보안군 피격 사망을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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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이에 환호하던 한 남성이 군경에 사살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란 북부 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는 29일(현지시각)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0-1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27세의 남성 메흐란 사막이 자신의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축하하다가 이란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피격 남성의 친구 이란 대표팀 선수 "진실 드러날 것"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보안군이 남성(사막)의 머리를 겨냥해 총을 쐈다"라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이슬람 여성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전통 의상)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를 당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IHR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448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고, 1만 8000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보안군의 총에 맞아 사막은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의 친구였다. 에자톨리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막과 유소년 축구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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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의 탈락을 축하하던 이란 남성 메르한 사막의 보안군 피격 사망을 보도하는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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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자톨리히는 "너를 잃었다는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라며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며, 우리 젊은이들과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라고 분노했다.

이날 이란에서는 미국에 패해 이란 대표팀이 탈락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상당수 이란 사람들은 이란 정부가 축구 대표팀을 국제사회에서 선전 도구로 이용한다고 여기며 응원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에 사는 한 20대 남성은 "이란 대표팀의 승리는 이란 정부에 선물이 될 것"이라며 "이란이 탈락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란 탈락'에 환호하는 이란 시민들 "정부의 선전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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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 탈락에 대한 이란 시민들의 축하 시위를 보도하는 CNN 방송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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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반정부 시위 열기는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이어졌다. 미국전에서 이란 축구팬들이 반정부 시위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와 아미니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어 올렸다가 경기장 보안 요원으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란 대표팀 선수들도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경기 전 국가 제창을 거부했으나, 웨일스와의 2차전과 미국과의 3차전에서는 국가를 불렀다.

영국 BBC는 "이란 정부가 국가를 부르지 않으면 선수들의 가족을 고문하겠다고 압박했다는 정황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란 시민들은 대표팀이 대의를 배신했다고 여긴다"라고 전했다.

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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