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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조폭까지 '줄줄이'…한·중 넘나든 보이스피싱 조직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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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 C씨가 지난 8월31일 주거지 건물의 문을 잠그고 화재 비상대피로를 이용해 도주하는 모습. /영상제공=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출범한 정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마약사범과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모를 밝혀냈다.

1일 보이스피싱 합수단(단장 김호삼)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수사한 결과 국내외 총책 등 30명을 입건하고 그 중 8명을 구속 기소,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를 받고 있는 6명 외에 기소 중지된 4명에 대해서는 각각 구속영장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보이스피싱 합수단은 지난 7월29일 공식 출범했다. 김호삼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55·사법연수원 31기)가 단장을 맡고 산하에 6명의 검사가 배치됐다. 경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기관도 참여해 총 5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합수단은 지난 7~8월 단순 현금 수거책이 불구속 송치된 사건에 대해 통화내역·포렌식 자료 등을 분석해 전면 재수사했다. 그 결과 국내 총책 등의 마약범죄 사실을 확인하고, 대포통장과 대포유심을 제공한 혐의로 부산 조직폭력단체 '동방파' 두목과 '칠성파' 행동대원 등을 입건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총책과 공모해 대출, 재테크, 자녀납치 등 다양한 유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 국내 총책과 환전책, 공문서위조책, 대포통장 유통총책 등은 필로폰 투약·수수 등 마약범죄도 함께 저지르며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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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 C씨가 지난 8월31일 주거지 건물의 문을 잠그고 지하 2층 주차장으로 도주하는 모습. /사진제공=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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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더집' 총책 A씨(35)와 B씨(37)와 국내 총책 C씨(39) 등은 2013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대출 사기형 보이스피싱 등으로 국내 피해자 23명을 속여 약 9억5000만원을 편취하는 등 혐의를 받는다. 오더집이란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콜센터로부터 피해자 정보 등을 전달받아 현금수거책에게 피해금 수수 등을 지시하는 조직이다.

중국 총책 A씨는 2018년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범행 전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A씨는 2020년 강제 추방된 뒤에도 중국에서 지속해서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중국 총책인 B씨도 수사 과정에서 인적 사항이 확인되지 않아 불기소 처분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씨는 공범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만 알고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합수단은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분석해 A씨가 사용하는 중국 계좌를 발견하고 관련 사건과 기록 검토 등을 통해 A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했다.

이처럼 합수단은 전국에 흩어져 있던 불기소 사건과 불구속 송치 사건 등을 모아서 수사해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중국 총책들의 범행을 확인했다. 합수단은 중국 국적인 A씨와 B씨에 대해 지난달 28일 기소중지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및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

이외에도 합수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18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대포통장 유통총책 K씨와 L씨, 대포통장 명의자 I씨 등도 검거했다. 또 대포통장을 제공한 계좌명의자 1인이 매달 받는 대가인 800만원의 절반을 알선료 명목으로 챙긴 동방파 두목 H씨를 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은 수사 과정에서 국내 총책 C씨의 마약 투약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직접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9월 시행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으로 마약 밀수·유통 등은 검찰이 수사 개시 가능하나, 단순 투약·소지는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가 불가능해서다.

이에 합수단은 합동 검거와 압수수색을 통해 주거지 문을 잠그고 화재 비상 대피로를 이용해 도주한 C씨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으로 도주 2시간 만에 인근 편의점 앞에서 체포했다. 또 체포현장에서 마약사범 2명을 적발하고 필로폰·주사기 등을 압수하는 등 마약사범 총 5명을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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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된 대포통장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사진제공=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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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을 5~6개씩 이용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세탁하고 현금인출·해외 송금했다. 이에 범행에 사용된 대포통장이 수백 개에 달해 단순한 계좌추적으로는 구체적인 보이스피싱 피해사실을 특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통상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인지하면 자신의 계좌가 개설된 은행을 상대로 구제신청을 한다. 은행은 피해금이 이체된 상대 은행들에 대해 지급정지를 의뢰한다. 합수단은 최종적으로 피해금이 입금된 은행이 직전 이체내역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자금 세탁 내역을 일거에 역추적하는 새로운 수사기법을 발굴했다.

또 합수단은 위조 신분증 추적 등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신종 자금 세탁 방식을 확인했다. 이 사건 보이스피싱 조직은 범행을 저지르고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금 약 2000만원을 코인으로 환전해 해외 송금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해외 체류 총책에 대한 강제 송환을 추진해 말단 조직원부터 최상위 총책까지 발본색원할 것"이라며 "합수단은 전국에 피해자들이 흩어져 있어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모를 밝히지 못한 사건에 대해 집중 수사해 우리 국민을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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