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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삼성-TSMC, 기술·점유율 전면전…'추격과 반격'의 파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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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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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김현호 기자]

최근 대만 TSMC가 파운드리 미세공정인 4·5나노미터(㎚·1나노=10억 분의 1m)에서 삼성 고객을 빼앗아 간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테슬라, 애플, 퀄컴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신규 주문을 TSMC가 쓸어담고 있다는 소식이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퀄컴, 엔비디아, IBM 등 대형 고객사를 유치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 안팎에선 파운드리 경쟁력이 괜찮은지 우려가 커지는 시점이다.

◇"삼성서 이탈"…4·5나노 주문 TSMC로 몰려간다=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미국 테슬라가 촉발시켰다. 이전에 자율주행(FSD) 칩 제작을 삼성전자에 맡겼던 테슬라는 보다 진전된 제품은 TSMC를 선택했다. 지난달 대만 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테슬라가 차세대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 칩 제조를 TSMC 4·5나노 공정에 맡겼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이 맞다면 테슬라는 TSMC의 파운드리 최대 고객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주 계약과 관련 양사의 비밀 조항 등으로 TSMC는 공식 언급을 꺼렸다.

대만의 글로벌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기업인 미디어텍과 TSMC의 끈끈한 밀월 관계도 유지되고 있다. 미디어텍은 TSMC의 4나노 공정에 기반한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주문, 연말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은 올해 초 출시한 모바일AP 1세대 '스냅드래곤8'의 생산을 삼성전자 4나노 공정에 맡겼다. 삼성에 대규모 파운드리를 주문한 퀄컴은 올 상반기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에 포함됐다. 그러나 수율 등 성능 문제로 4나노 제품은 TSMC로 옮겨갔다. 이후 최근 들려온 소식은 퀄컴이 2세대 스냅드래곤8을 TSMC 4나노 공정에 맡겼다는 것이다. TSMC가 생산하는 이 제품은 내년 2월께 삼성 갤럭시 S23에 탑재될 예정이다.

결국 이러한 고객사 이탈 반복은 향후 3나노 제품에서도 삼성이 TSMC에 고객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반도체 업계에선 퀄컴이 수율 보장이 안되는 3나노 주문의 경우 삼성과 TSMC 2곳의 고객사를 함께 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혁재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파운드리는 기술이 중요하니까 수율을 빨리 높여야 한다. 과거 글로벌파운드리(미국)가 수율을 못 끌어올려 주저않았고, 많은 업체들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했으나 지금 선두로 남은 곳은 TSMC와 삼성"이라며 "신공정 수율 높이는 기간이 꽤 걸리는데 역량도 함께 끌어올리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건 지난 2005년이다. 2017년엔 비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분리해 독립 사업으로 전환했다.

3년 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등' 전략을 선언했다. 구체적인 사업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시장에선 글로벌 1위 TSMC 추격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등 경쟁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삼성 쫓아가면 달아나는 TSMC=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3.6%, 삼성전자는 16.3%이다. 파운드리 사업 시작 이후 17년이 흘렀으나 점유율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이에 지난 6월 삼성전자는 '게임체인저'라고 불리는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칩 양산을 가장 먼저 시작하면서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현재 TSMC는 3나노 칩도, GAA 도입도 연기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르면 이달 말이나 핀펫(FinFET) 기반의 3나노 칩 양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이 2011년 처음 사용한 핀펫 기술은 윗면과 좌·우 3면의 게이트가 둘러싸 누설전류를 막아준다. 핀펫보다 미세화 공정이 가능한 GAA는 아랫면까지 4면의 게이트로 감싸 누설전류를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운드리의 GAA 공정 비중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세계 최초'를 선언한 삼성전자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다만 관련 특허는 TSMC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특허청이 주요 5개국 특허를 분석한 결과 TSMC의 GAA 기술 특허는 405건, 점유율은 31.4%를 기록해 전체 1위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특허는 266건으로 20.6%에 그쳤다.

또 삼성전자는 기술적 한계로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에선 펠리클(Pellicle) 사용 여부가 양사의 생산 능력을 가른 원인으로 지목한다. 펠리클은 설계된 회로를 웨이퍼 위에 그리는 포토마스크에 먼지가 붙지 않도록 하는 얇은 필름을 뜻한다. 웨이퍼의 불량률을 낮추기 때문에 수율 확보가 가능하고 웨이퍼 투입량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토공정에 쓰이는 펠리클은 수율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며 "파운드리에는 초미세 공정에 쓰이는 EUV(극자외선)에 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포토공정에 펠리클을 적용하면 비용대비 효과가 부족하고 다른 방법을 활용하더라도 수율 확보가 가능하지만 EUV는 공정 성숙도가 낮아 펠리클이 사용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TSMC는 3년 전부터 펠리클을 적용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에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리클 도입 여부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밖에 기술적 문제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TSMC 추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는 '종합 반도체 회사'라는 타이틀이 고객사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위탁생산 전문기업인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도 함께 하고 있다"며 "설계도 유출을 우려하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신임하지 않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술 이슈는 점유율 확대에 극히 일부분인 문제일 것"이라며 "대형 고객사를 빨리 확보해야 점유율이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3나노서 TSMC·인텔과 경쟁 불가피=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단기 과제는 3나노 수율 개선 및 조기에 안정적 양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는 TSMC로 떠났던 테크 기업들을 다시 삼성 품으로 끌어안기 위한 대응 방안 중 하나다.

3나노에선 이미 낙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해외 IT매체 및 팁스터(정보 유출자) 등에 따르면 퀄컴은 차세대AP 스냅드래곤8을 삼성전자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밖에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구축한 IBM, 엔비디아 등의 일감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삼성전자의 공식 언급은 아직 없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으로 2024년 모바일용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기술 리더십 행사(삼성 테크 데이)에선 파운드리 고객사를 5배 이상 확대한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2025년께 2나노 공정을 공개한 후, 2026년부터 2나노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시장에선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세를 예측한다. 3나노 공정의 경우 TSMC뿐 아니라 미국 인텔이 GAA 공정을 직접 하겠다고 밝혀 'TSMC-삼성-인텔' 3사 간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인텔은 올 여름 미디어텍의 물량을 맡으며 파운드리 사업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투자자 포럼에서 "3나노는 향후 TSMC, 인텔 등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나노 공정의 성숙도와 전성비 향상에 초점을 두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3나노 양산을 세계 최초로 선언하며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3나노 공정에서도 TSMC가 삼성을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애플의 움직임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 및 노트북(맥북)에 TSMC가 내년에 제작할 3나노 칩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4·5나노에서 대형 고객을 많이 유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장 모멘텀이 약했다"면서 "IP(설계자산) 및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메모리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하고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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