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소위, 오늘 종부세·법인세 등 쟁점 법안 '줄다리기' 계속

▲ 대화하는 방기선 기재부 1차관(왼쪽)과 고광효 세제실장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예산부수법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갑니다.

기재위는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연장 등을 포함한 소득세법, 그리고 법인세법,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등 쟁점 법안을 논의할 조세소위를 오늘(1일) 계속해 열기로 했습니다.

이 법안들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세입예산 부수법안으로 지정한 법안들로, 국회법에 따라 오늘 0시를 기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부의됩니다.

이에 따라 상임위에서는 공식적으로 계류된 법안이 없는 상태여서 절차상 추가 논의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관례대로라면 각 당 원내대표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이 논의해 결론을 내야 하는 사안이지만,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다뤄오던 안건인 만큼 마지막까지 최대한 여야 합의를 통해 상임위 수정안을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기재위는 소관 예산부수법안 21건 중 인지세법과 상·증여세법을 제외한 19건은 모두 위원회 대안 마련을 시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인지세 납부기한을 과세대상문서 작성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로 일원화하는 내용 등의 인지세법은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어서 정부 원안 그대로 국회 본회의에 넘기기로 합의됐습니다.

반면에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을 1조 원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상·증여세법은 이를 '부의 대물림'으로 규정한 민주당이 "조정 여지가 없다"는 반대 입장이어서, 위원회 대안 마련 논의 대상에서도 제외키로 했습니다.

이 경우 상증여세법도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다수당인 민주당은 표결을 통해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라 진통이 예상됩니다.

19건의 예산부수법안에 대한 상임위 대안을 성안하는 과정도 각각의 쟁점 법안에 대한 견해차가 극명해 결국 원내지도부 차원의 '빅딜' 협상 없이 여야가 세부 조항에서 합의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야가 격돌한 사회적 경제 3법 등에 대한 추가 상정·논의도 뇌관으로 맞물려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제도 조세소위는 오전 10시부터 파행과 속개를 이어가다가 오후 4시쯤 가까스로 회의를 재개했습니다.

오후까지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가던 여야는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추가 법안 상정 목록 및 향후 의사일정 등에 대한 합의문을 작성하며 회의를 재개하게 됐습니다.

여야 합의문에는 민주당이 요구한 '사회적 경제 3법'과 협동조합법 등을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 처리 이후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에 상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3법은 사회적 경제 기본법·공공기관의 사회적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사회적경제 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입니다.

국민의힘은 이들 3법을 '시민단체 특혜법'으로 규정하며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조세소위원장은 "세제개편안 등 예산 관련 법안 심사가 시급한 만큼 일단 최대한 야당의 요구를 수용해 회의를 속개하고 심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라며 법안 상정의 합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3법의 세부 내용을 보면 공공기관이 물건을 구매할 때 전체 구매액의 10%는 '사회적 기업'에서 사도록 하는 내용 등이 핵심입니다.

전년도 공공기관의 총 구매액은 71조 원 규모이고, 이 중 1조 8천억 원가량을 사회적 기업에서 조달했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사회적 기업의 조달물량이 7조 1천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됩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어제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법안들에 대해 "결국 친야 성향 시민단체에 혈세를 지원해서 민주당 2중대를 만들어 정권 흔들기에 이용하고 집권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해 앞으로 심사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예고했습니다.

기재위는 오늘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가 추가로 합의한 법안 29건을 상정해 소위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화강윤 기자(hwak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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