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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 ‘백지시위’ 강경대응 속 방역조치 일부 완화 민심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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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적대세력·위법행위에 타격” 천명

주요지역 경찰 집중배치 고강도 경계

광저우서 또 항의시위… 무장경찰과 충돌

경찰, 휴대폰 추적 시위참가자 체포나서

시위대는 겸열 피해 은어사용 정보 전달

정저우, 고위험지역 제외 외출금지 해제

광둥성에선 밀접 접촉자 자가격리 허용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이른바 백지시위에 대한 강경대응을 공식 천명했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사법집행기관 최고 조직인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지난 28일 천원칭(陳文淸) 정법위 서기 주재로 열린 전체 회의에서 “법에 따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세계일보

중국 남부 연안 경제 중심지 광둥성 광저우에서 지난 29일 밤 전신 방호복을 착용한 무장경찰 대원들이 방패를 들고 시위진압 진형을 이뤄 전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3개의 영상을 인용해 이날 광저우 하이주구에서 시위대가 경찰에 단단한 물체를 집어 던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등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고 30일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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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중앙정법위는 공안(경찰)과 정보기관, 법원·검찰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기구다. 천원칭 서기는 경찰 출신으로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정보기관이자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 부장을 지낸 뒤 지난 10월 정법위 사령탑으로 발탁됐다. 특정 사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백지시위에 대한 단속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당국은 시위 발생 지역에 경찰력을 집중투입하는 고강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렸던 베이징 쓰퉁차오(四通橋)와 도심 르탄(日壇) 공원 주변에 경찰관이 대거 배치됐다.

이날 오전 기자가 찾은 량마차오루(亮馬橋路)에서는 일단 경찰력이 철수한 것이 확인됐다. 지난 28, 29일 강도 높은 경계로 시위가 벌어지지 않자 인원을 다른 곳으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중국 영사관 부근에서 시위대가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전 세계인의 시위에 연대해 시위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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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강도 높은 차단에도 지난 29일 밤 남부 경제 중심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는 새로운 시위가 벌어져 주민과 전신 방호복을 입은 무장경찰이 충돌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현재 현장 채증 사진·영상과 텔레그램 등 메시징 앱, 소셜미디어(SNS), 휴대전화 추적 등을 통해 시위 참가자 체포에 나서고 있다. 시위대가 중국에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접속이 가능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메시지를 교환한 것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시위 참가자에게 법적 지원을 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현지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최소 15명과 연락하고 있다면서 중국 경찰은 시위대의 휴대전화와 SNS 계정을 추적해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 시민이 점점 강해지는 당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응해 은어(隱語) 사용 등의 방법으로 시위 관련 정보를 전달,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28일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베이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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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채찍과 함께 방역조치를 일부 완화하는 당근성 민심 달래기도 병행하고 있다.

광둥성은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한 밀접접촉자에 대해 요건이 충족될 경우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에선 감염자와 밀접접촉자는 시설 격리가 원칙이었다.

시위 확대의 원인이 됐던 아파트 화재가 발생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시정부는 저소득층에 보조금 300위안(약 5만6000원)을 지급하고, 공공일자리 제공도 약속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 소재지로 도시가 전면 봉쇄된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도 이날 코로나19 고위험 구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주민 외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베이징·도쿄=이귀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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