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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 기리며 샴페인 마셨다”…그래도 되냐고요? 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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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이 사랑한 샴페인’
폴 로저 5대손 오너 위베르 드 빌리


매일경제

‘윈스턴 처칠의 샴페인’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폴로저의 오너이자 창업주 폴 로저의 5대손인 위베르 드 빌리가 한국을 찾은 지난 11월 22일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금양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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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도 와인의 일종입니다. 많은 사람이 축배를 들 때만 샴페인을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샴페인을 애도의 의미로 마실 수도 있고, 전채나 디저트뿐만 아니라 메인요리에도 곁들일 수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이 사랑한 샴페인(상파뉴)’ ‘젠틀맨의 샴페인’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폴 로저’의 오너이자 창업주 폴 로저의 5대손인 위베르 드 빌리는 두 달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가족들과 샴페인을 마셨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국내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널과의 협업을 위해 최근 방한한 빌리를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1849년 설립된 폴 로저는 대기업의 공격적인 기업 인수 속에서도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샴페인 전문 와이너리다. 오랜 기간 유럽 상류층으로부터 사랑 받아온 폴 로저는 2004년부터 줄곧 영국 왕실의 공식 샴페인 공급처 자격을 유지해 왔다. 특히 2011년 4월 영국 왕실에서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 샴페인으로 ‘폴 로저 브뤼 리저브’를 특별 주문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폴 로저의 모든 샴페인에는 왕실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빌리는 식전주로 ‘폴 로저 블랑 드 블랑’을 추천했다. 스테이크 등 메인요리에 어울리는 샴페인으로 와인 자체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을, 디저트에 곁들이기 좋은 샴페인으로는 ‘폴 로저 브뤼 리저브’를 꼽았다.

현재 폴 로저의 연간 샴페인 생산량은 200만병 수준으로 명성에 비해서는 생산 규모가 작다. 그는 “모든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높은 편이지만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 않고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해 수확된 포도로만 생산된 빈티지 샴페인인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은 숙성에만 6~9년이 소요돼 늘 품귀다. 제품명도 상징적이지만 화이트 품종과 레드 품종을 적절히 섞어 만든 최고급 제품으로 꼽힌다.

빌리는 “선대도 그래왔고 지금의 경영진도 50년 뒤를 바라보고 모든 면에서 오로지 품질을 최우선시하며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폴 로저는 샴페인을 생산할 때 불순물을 병 입구 쪽으로 모아 제거하는 데 필요한 과정인 ‘르뮈아주(병돌리기)’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고 있는 유일한 글로벌 와이너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았다는 빌리는 최근 한국의 와인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저가 와인이든 고급 와인이든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와인에 깃든 소통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며 “좋은 와인과 그렇지 않은 와인을 감별하기 위해선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만 모두가 전문가 수준이 될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자신의 ‘팔레트(혀에서 느껴지는 맛의 차이)’와 ‘월렛(지갑 사정)’에 맞춰 와인을 즐기는 데 초점을 둔다면 와인은 어려울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빌리는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고급 와인을 즐길 수는 없고, 꼭 그럴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프를 막 시작할 때 장비를 고급 풀세트로 맞추는 사람은 드물다. 처음엔 조금씩 빌리거나 저렴한 골프채를 사서 치다가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춰지면 장비를 바꿔나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와인도 마찬가지인데 일단 맛보고 내가 어떤 취향인지 알아나가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가문은 만 5세가 됐을 때 손가락에 샴페인을 찍어 아이들이 조금씩 맛을 느껴볼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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