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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원유·곡물에 치킨까지 … ETN시장 10조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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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해 주식시장 부진에도 다양한 상장지수증권(ETN)이 출시되면서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커지는 시장 규모와 다양한 상품 출시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거래가 많은 ETN 종목 대다수가 변동폭이 상당히 큰 원자재 중심의 레버리지, 인버스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N 시장의 지표가치(순자산) 총액은 올 초 8조7715억원에서 전날 기준 10조362억원으로 14.42% 성장했다. 지난 3월 10조원을 처음 돌파한 후 6월 한때 11조원대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80조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비해 작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ETF 대비 ETN의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 10월 11.1%로 확대됐다.

ETN은 거래소에 상장될 뿐 아니라 기초지수 수익률과 연동되는 만큼 ETF와 비슷하다. 다만 발행 주체가 증권사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한다. 현재 국내 ETN 발행은 일부 대형 증권사만 가능하다. 무보증·무담보 상품이라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상장폐지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ETF가 10개 종목 이상을 기초지수로 활용하는 반면, ETN은 5개 종목부터 가능한 만큼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장 종목 수 역시 270개에서 360개로 90개 증가했다. 국내 ETN 시장은 원유, 천연가스, 금속, 곡물 등 원자재와 주가지수 선물 상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증권사별로 차별화된 테마형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부산엑스포 유치 시 1.2%포인트 추가 수익을 제공하는 '미래에셋 FnGuide 부산엑스포 추가수익 ETN'을 내놓았다. 기초지수는 'FnGuide 부산엑스포 추가수익TR'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에 참여하는 11개 기업(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홀딩스·SK·LG 등)으로 구성됐다. 기초자산 가격 변동뿐 아니라 특정 이벤트에 연동해 추가 수익을 지급하는 것은 장내 파생결합증권으로서는 처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신한 FnGuide 치킨 ETN' '신한 FnGuide 폐기물처리 ETN' 등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국채 10년과 국채 30년 ETN에 이어 올해 국채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투자하는 8개 종목을 상장해 국채 투자 선택지가 넓어졌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0월 채권형 ETN에 한해 최대 3배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허용함에 따라 국채 ETN의 3배 레버리지 상품도 연내 출시가 예고됐다.

하지만 ETN은 ETF와 비교했을 때 원자재 투자에 치중돼 있고, 상품 대다수가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ETN은 ETF보다 늦은 2014년에 출시된 만큼 증권사들은 원자재 등 틈새 상품을 노렸다.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ETN이 대표적이다.

원자재의 경우 변동폭이 크다 보니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을 위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많이 출시됐고 ETN 거래의 90% 이상이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머물러 있다.

변동성이 큰 원자재 시장에서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에 투자할 경우에는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상품마다 만기가 존재하는 만큼 손실이 난 상황에서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 회복이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ETN 투자 시에는 괴리율도 확인해야 한다. 증권가에선 최근 미국 정부의 '공개 거래 파트너십(PTP)' 종목에 대한 과세로 국내 원자재 ETN 상품들이 반사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과세 해당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만일 PTP 과세 규제에 포함될 경우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금이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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