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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축구 유튜버 “결과 안좋다고 대표팀에 과한 비난 안돼…관람 문화 성숙해져야”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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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성 훌리건’, 경기 직후 “일부 선수 실수 있었으나 긍정적인 면도 충분했다”

“대한민국 위해 뛰는 선수를 우리가 비난하면 격려는 누가 하나” 지적도

“선수 지인 SNS까지 찾아가 비난할 일인지 잘 생각해봐야…성숙한 경기력 만큼 관람 문화도 성숙해져야” 당부

세계일보

지난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가나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알 라이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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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축구 유튜버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해 도넘은 비난을 가하는 일부 팬들을 비판하며 성숙한 경기 관람 문화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구독자 2만6천여명을 보유중인 유튜버 ‘무지성 훌리건’은 지난 29일 채널 커뮤니티에 가나전 패배 뒤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서 무지성 훌리건은 28일(한국시간) 2대 3으로 패한 가나전에 대해 “이렇게 패배로 마무리 할 경기력도 아니었고 막판까지 기대를 걸어볼만 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다고 지금처럼 우리가 감독 탓, 선수 탓 하면서 무작정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지성 훌리건은 일부 선수들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지적하면서도 무분별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손흥민은 경기 내내 보이지도 않은 워스트급 경기력이었고 김승규 역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볼도 막지 못했다. 김진수가 문전 찬스를 놓친 것도 사실이고, 벤투 감독이 폼(경기 감각) 좋은 선수 다 제치고 아쉬운 선수 기용한 것이 패인이라는 것도 일리 있는 의견”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우리가 욕하면 누가 이들을 격려하나. 마치 수능 망친 아들한테 자식 농사 실패했다고 욕하는 부모처럼”이라며 “4년 동안 가장 열심히 준비한 것도, 결과가 가장 아쉬운 것도 저들이다. 우리가 저들을 손가락질하며 욕한다면 국가대표 선수들은 누구를 위해 뛰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뛰어주는 이상 나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위해 국뽕 하겠다”며 “무작정 칭찬주고 덮어주는 무지성 국뽕이 아니라 잘못된 점 인정하고 다음 경기를 위해 격려하고 응원하는 국뽕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승규의 킥력이 가져오는 점유율이 묻혀서는 안되고, 김진수의 빈공간을 매꿔주는 활동량도 묻혀서는 안되고, 손흥민의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뛰고 싶은 저 열정도 묻혀서는 안되고,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쌓아올린 이 경기력을 그저 ‘경기력도르’로 비하해서도 안될 일이다”라고 상기했다.

무지성 훌리건은 “선수들을 깎아내리고 누가 잘했니, 못했니 하며 갈라치면서 선수 본인 혹은 지인의 SNS를 테러할만큼 화를 낼 가치가 있는 일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성숙해진 경기력처럼 월드컵 관람 문화도 성숙해졌으면 한다. 화이팅”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손흥민은 가나전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한 경기력에 대해 주장으로서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손흥민은 지난 28일 펼쳐진 가나와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선수들 모두 많이 고생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밖에 안 나와서 미안하다”라며 “개인적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팀을 잘 이끌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남은 포르투갈전에 대해 손흥민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몇 퍼센트의 가능성을 믿고 열심히 준비해 마지막 경기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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