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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수민 감독 "'약한영웅'은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들이죠" [N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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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유수민 감독/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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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올해 OTT 플랫폼 웨이브의 화제작은 단연 '약한 영웅 Class(클래스) 1'(감독 유수민/이하 '약한 영웅')이다. '약한 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분), 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로, 지난 18일 공개 이후 유료가입자 1위를 견인하는 등 호평의 중심에 섰다.

연출을 맡은 유수민 감독은 최근 배우 유수빈의 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특히 유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으로, 단편영화 '실버벨'로 상록수디지로그 월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4만 번의 구타'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아 주목받은 신예 감독이다. '약한영웅'은 그의 장편 데뷔작으로, 첫 드라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감독이 됐다.

'약한 영웅'은 학원물이라는 장르를 바탕으로 학폭에 대한 문제 의식이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주면서도 청춘 배우들의 열연과 각 인물의 관계를 둘러싼 탁월한 캐릭터 구축, 깊이 있는 성장 드라마까지 다잡으며 시즌2를 기다리게 하는 작품으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약한 영웅'은 무엇이 특별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유수민 감독을 만나 '약한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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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민 감독/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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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 드라마화를 하게 된 이유는. 원작을 어떻게 각색하려고 했나.

▶한준희 감독님께서 먼저 제안을 주셨고 저도 워낙 재밌게 보고 있었던 웹툰이었다. 각색을 할 때 액션 장르 안에서도 이 친구의 관계성이나 갈등 이런 걸 확장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학창 시절, 그 시기에 겪는 감정들에 대해 연출적으로도 액션신을 재밌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

-한준희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어떤 역할을 해줬나.

▶작품을 전반적으로, 객관적으로 봐주셨다. 글을 쓸 때나 촬영할 때나 편집할 때나 제가 뭔가 조금이라도 어긋나거나 하면 잡아주셨다. 어떨 때는 '이게 더 재밌지 않냐'고, 함께 좋은 걸 만들어내려 했다. 감독님도 바쁘신 와중에 신경을 서주셔서 마지막까지도 만나서 얘기를 나누며 만들어갔다.

-한준희 감독과의 작업 과정에서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나.

▶정말 많이 밀어주셨다. 감사한 것 중 하나가 대본 쓸 때 상업적 요소를 갖춰야 하고 그런 게 있을 텐데도 '네가 재밌는 걸 써'라고 해주셨다. 그 덕에 저도 마음 놓고 재밌는 걸 쓰고 만들려고 했다.

-웨이브에서 많은 오리지널 드라마가 나왔지만 젊은 층 반응이나 이런 것이 실제로 체감된 작품은 '약한 영웅'이었다. 내부적으로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는지.

▶(웨이브에서) 기뻐하시는 것 같다. 다들 여전히 바쁘셔서 그건(시즌2)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다.

-동생 유수빈 배우가 마지막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평소 동생과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나.

▶부탁을 했는데 흔쾌히 수락해줬다. 평소 둘이 만나면 놀듯이 영화 얘기도 하고 같이 오디션도 준비하고 대본도 주고받는다. 최근에도 동생이 한 연극 공연을 보러가서 이런 건 아쉬웠다 좋았다 솔직하게 얘기해줬다.

-동생은 배우로, 유수민 감독은 감독으로 활약 중이다. 성장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영향을 받은 게 있었나.

▶저도 신기하다. 저는 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수빈이는 어릴 때 개그맨 되고 싶어서 연기학원을 다니는, 활동적인 친구였다. 저는 방에서 혼자 있는 걸 좋아했다.

-영화는 왜 하게 됐나.

▶어릴 적에 별 꿈없이 살다가 군대에서 고참을 만났는데 영화과였다. 제가 책 보는 걸 좋아했다. 맨날 책을 읽으니까 영화를 보여주더라. 당시 데이빗 린치의 '블루 벨벳'을 접하게 해줬는데, 작품을 보고 놀라서 '영화가 이런 면이 있구나' 했다. 저는 영화 보기 전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고, 영화에 강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

-'약한 영웅'이라는 제목의 의미는 뭐라 생각했나.

▶영웅이 단순하게 힘이 세고 싸움 잘 해서 영웅인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사람이라고 봤다. 뭔가 넘어서서 나아가는 사람이고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려고도 하는 게 영웅이라 생각했다.

-작품에는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이 많다. 그 모습의 대비를 의도한 건가.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각자 입장에서 최선 다하고 있다 생각했다. 나철 배우가 연기한 길수도, 조한철 배우가 연기한 범석 아버지도 나쁜 놈이지만 자기 세계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악인을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어릴 때는 '어른들은 왜 저래' 하지만 크고 보면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다.

-그렇다면 길수, 범석 부를 어떻게 그리려 했나.

▶촬영할 때 작품을 위해 희생되는 도구가 되면 안 된다 생각했다. 각자 역할의 행동에 있어서 타당성을 가져야 해서 각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봤다. 담임선생님도 영빈이가 갖고 있던 펜타닐 때문에 자기 자리가 위험해지만, 가정도 있을 테고 아이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할 테고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어른들이 마냥 무책임해 보이지 않길 바랐다. 어린 친구들의 욕심은 단순히 친구들과 밥먹고 노는 거다. 이들은 그런 걸 열망하는데 어른들은 원하는 게 훨씬 많다. 그런 것과 비교돼서 이 사람들이 대비되게 보였으면 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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