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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더탐사, ‘한동훈 접근금지’ 경찰관 목소리 유튜브 올리며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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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미행한 직원은 아이폰에 비번 걸어 제출

‘제보자X’도 가세… 韓 가족 명단·주소 유포

조선일보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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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매체 더탐사가 한동훈 법무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경찰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있다.

더탐사는 자신들에게 접근 금지 통보를 전달하는 경찰관과의 통화를 녹음해 유튜브에 올렸고, 수사상 필요한 휴대전화에는 비밀번호를 설정한 뒤 경찰에 넘겨줬다. 앞서 경찰은 스토킹 가해자인 ‘더탐사’ 측에 오히려 피해자인 한 장관 가족 인적사항과 주소를 알려주는 위법을 저지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채널A 검·언 유착’ 의혹을 처음 MBC에 제보한 ‘제보자X’ 지모씨 등 더탐사 우호 세력은 더탐사가 공개한 한 장관 가족 인적사항을 온라인에 유포하고 있다.

29일 더탐사 유튜브 방송에는 더탐사 소속 강진구씨와 수서경찰서 강력팀 경찰관과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의 처벌 특례법 4조 1항에 따라 긴급 (대응) 조치를 했다. 결정서를 휴대폰 번호로 보내드리겠다”고 하자, 강씨는 훈계하듯 “객관적인 양태가 어떤 면에서 스토킹으로 보이느냐”며 “취재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건데, 한동훈(장관)이 스토킹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걸 기준으로 취재활동에 제한을 가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경찰은 “당시 (더탐사 관계자들이 한 장관의) 주거에 들어가서 나왔던 일련의 행동 전체를 영상을 다 봤다”며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직권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강씨는 “법적인 근거를 얘기해달라”고 집요하게 캐묻는다. 이어 “두루뭉술하게 얘기하지 말고 하나하나 얘기해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경찰의 통보를 ‘원님 재판’이라고 불렀다.

이는 법에 나와있지 않은 요구로, 억지에 가깝다. 스토킹처벌법 4조 1항은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질 우려가 있고, 스토킹 범죄의 예방을 위해 긴급을 요하는 경우 경찰이 직권으로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고자의 요청에 의해서도 같은 조치가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스토킹 범죄 행위자에게는 긴급응급조치 기간과 내용, 불복 방법 등이 적혀있는 ‘긴급응급조치 통보서’를 주거나, 구두로 알리면 그만이다.

조선일보

한동훈 법무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한 장관으로부터 고발당한 유튜브 '더탐사' 관계자 5명이 한 장관 집 앞에서 한 장관을 부르고 있다. /더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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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탐사는 방송에서 경찰이 막무가내로 법 집행을 했다는 듯이 조롱했다. 강씨는 “(긴급응급조치는) 한마디로 한 장관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한 장관이 신고하고 긴급응급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는데, (경찰이) 한 장관의 명을 어떻게 거역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더탐사 다른 진행자는 “한동훈 장관이 (경찰을) 자기 사설 경호업체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더탐사의 또 다른 직원은 한 장관 스토킹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폰을 비밀번호로 걸어잠근 뒤 경찰에 제출했다. 강씨는 “경찰이 스토킹 혐의가 추가로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제출했다”며 “한 장관이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보라는 의미에서 아이폰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경찰에 넘겼다”고 했다.

강씨는 또 “수서경찰서 전체의 분위기가 난감하다. (제가) ‘여러분이나 저나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이 시대의 법무장관을 잘못 만나서 이러지’라고 하니 다들 그냥 웃으며 저한테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채널A 사건’의 ‘제보자X’인 지모씨도 한 장관 가족을 상대로 한 ‘2차 가해’에 가세했다. 전날 더탐사가 공개한 긴급응급조치 결정서를 지씨도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이다.

이 문서는 경찰이 피해자인 한 장관 가족에게 전달해야하는 것이지만, 경찰은 이를 더탐사 측에 잘못 전달한 것이다. 여기엔 한 장관 가족 인적사항과 주소가 적혀있다.

지씨는 이 문건을 공유하면서 “경찰이 한동훈의 ‘경비 용역’이 됐다”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검찰의 개가 된 경찰”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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