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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중국 무역흑자, 부가가치·소득으로 따지면 총액의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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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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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짙은 안개가 껴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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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중 무역 흑자를 국내 부가가치·소득에 기여한 규모로 따질 경우 기존에 익숙한 총액 기준보다 절반가량 적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미국과의 무역은 부가가치·소득 측면에서 익히 알려진 흑자 총액보다 2배 큰 이득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0일 공개한 조사통계월보 11월판에는 이런 내용의 '무역수지 귀착 분석 : 부가가치와 귀속소득을 중심으로' 보고서가 담겼다.

먼저 보고서는 "특정국과 교역해 얻는 이득은 무역수지로 파악할 수 있는데 최근 글로벌 생산망 고도화로 인해 전통적인 총액 기준 무역수지는 교역의 이득을 면밀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제기구에서 강조하는 부가가치 기준과 최근 학계에서 논의되는 소득 기준 무역수지를 활용해 2014년과 2020년 무역수지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는 2014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오며 자국 부가가치나 소득에 기여하는 효과가 작은 '수출전달국' 비중이 축소된 반면 부가가치 기여 효과가 큰 '부가가치발생국' 비중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전달국 비중은 2014년 32%에서 2020년 20%로 줄어들었다. 특히 일본이 부가가치발생국으로 넘어갔으며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은 소득발생국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과 멕시코, 헝가리 등은 2014년과 2020년 모두 수출전달국 명단에 올랐다.

이른바 '올타임' 소득 발생국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브라질, 인도가 꼽혔으며 부가가치 발생국에는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이 이름을 올렸다.

대중 무역수지 흑자의 경우, 부가가치·소득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가 총액 기준으로 따졌을 때보다 절반 정도 낮았다.

예컨대 2014년 대중 흑자 총액은 723억달러였지만 부가가치 기준 355억달러, 소득 기준 371억달러로 확 낮아졌다.

2020년도 마찬가지로 흑자 총액이 500억달러였으나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235억달러, 소득 기준으론 266억달러로 떨어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영재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중국과 우리나라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이는 중국 측 수요에 대응하는 부분보다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최종 수요에 대응하고자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구조에 가깝다"라면서 "그래서 중간재 수출 양이 굉장히 커서 총액 기준으론 흑자가 많이 잡히지만 부가가치·소득 기준으론 그 절반 정도밖에 잡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미국과의 무역은 앞서 알려진 것보다 2배 이상 큰 가치와 소득을 안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미 부가가치·소득 기준 무역흑자(각각 145억달러, 106억달러)는 2014년 총액 기준(158억달러)과 비슷했고 2020년에는 더욱 커진 것(총액 92억달러, 부가가치 201억달러, 소득 219억달러)으로 나타났다"며 "총액 기준 무역흑자는 2014년보다 2020년에 작아졌지만 부가가치와 소득 기준 흑자는 오히려 커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우리가 미국과의 직접 교역만 아니라, 베트남·멕시코 등 제3국을 통한 글로벌 생산망을 활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총액 기준으로만 무역의 실익을 따지지 말고 다양한 관점에서 무역 정책을 수립할 것을 조언했다.

이 과장은 "총액 기준 무역수지는 관세청에서 매달 집계하기에 굉장히 빠르고 정확하지만 부가가치나 소득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라면서 "(정부는 정책 수립에 있어) 다양한 시각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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