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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만 방정식 들고 도심에 알파카 등장…검열 피하는 中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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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0일(현지시간)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코로나19 봉쇄정책 반대 시위를 진압하러 나온 경찰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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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지난 주말 코로나19 봉쇄정책 반대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데이팅앱 등 중국에서 차단된 소셜미디어(SNS)를 쓰거나 다양한 창의적 수단을 동원해 당국의 검열을 피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시위 참석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찰과 대학 등이 시위가 일어난 날 무엇을 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서면 진술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시위 소식은 어떻게 들었는지, 그들이 시위에 참석한 동기는 무엇인지를 물어봤다고 밝힌 한 시위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필사적으로 채팅 기록을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의 경찰은 행인들에게 가상사설망(VPN)과 텔레그램 앱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시위 참석자들이 검열을 피해 본토에서 차단된 SNS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시위대는 그들의 전략을 퍼뜨리기 위해 데이팅 앱과 해외 SNS 플랫폼에 의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앱을 통해 시위 정보뿐만 아니라 휴대폰에서 데이터를 지우는 법, 구금됐을 때 대처 방법 등에 대한 팁도 공유했다.



‘A4’ 검열 당하자 ‘A3’…검열 피해 창의적 수단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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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다양한 시위 방법들. 지난 27일 ″칭화대 학생들이 프리드만 방정식을 들고 나왔다″(왼쪽)며 이같은 사진이 올라왔다. 또 ″우루무치 도로에 누군가 알파카를 들고 나온 장면이다″(오른쪽)라며 올라온 사진도 있었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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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중국 SNS 플랫폼에서 ‘우루무치’, ‘상하이’, ‘백지’, ‘A4’ 등의 단어가 검열됨에 따라 이를 ‘A3’, ‘A4 마른 허리 챌린지’ 등으로 바꿔가며 결속을 보여주고 있다. ‘A4 마른 허리 챌린지’는 A4 용지가 그들의 허리를 완전히 가리면 ‘성공’이라고 인증하는 것으로 2016년 중국에서 유행했다. 미 CNN은 시위대가 과거 SNS에서 유행했던 트렌드를 언급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시위대가 백지뿐만 아니라 수학 방정식과 알파카 등으로 검열을 피해 정치적 발언을 하는 창의적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컨대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 학생들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프리드먼 방정식(Friedman equation)을 인쇄해 들고 나왔다. 방정식 이름인 프리드먼은 “해방된 사람(Freed man)”이라는 단어처럼 들린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여성은 우루무치 길을 따라 알파카 세 마리와 함께 걸었는데, 잔디 진흙 말 또는 알파카의 한 종으로 추정되는 차오니마(Cao Ni Ma)는 중국어로 “엄마를 엿먹이라”라는 모욕적인 뜻을 가진 동음이의어다.



中 외교부 “어떤 권리나 자유든 법 안에서 행사해야”



중국 당국은 시위를 계속 부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외국 세력이 자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으며 이들은 2019년 홍콩에서 민주주의 시위를 선동한 바 있다고 주장한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제로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지 말고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어떤 권리나 자유든 법률의 틀 안에서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 홍콩 시위자 “중국인에 감동…대규모 체포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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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투항에 나선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과 함께 밖으로 나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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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9년 홍콩 시위 참여자들은 이번 시위가 홍콩 시위 때와 매우 비슷하다고 하면서 중국인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가 영국으로 이주했다는 한 홍콩인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중국인들이 중국과 공산당을 지키는 데에만 신경 쓰는 오만하고 국수주의적인 사람들이라 생각했지만, 이번에 경찰차 앞에 용감하게 서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는 수많은 ‘탱크맨’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시위가 대규모 체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의 한 건설노동자는 “2019년 홍콩과 같은 느낌”이라며 “(시진핑) 정권은 매우 강력하고 무고한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이 고통받을까 봐 두렵고 슬프다”고 전했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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