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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시멘트업계 “화물차 운송거부로 하루 180억원 매출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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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0일 오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화주단체 기자간담회’에서 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가운데)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무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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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멘트 운송 화물차주들을 상대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이후 시멘트 업계가 하루 약 18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업계는 업무개시 명령은 최후 보루여야 한다며 확대 적용에는 신중한 입장도 드러냈다.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30일 서울 강남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관련 화주단체 기자간담회’에서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운송거부가 지속될 경우 시멘트 저장공간 확보가 불가능해져 이번 주말부터 일부 생산설비 가동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무역협회·한국시멘트협회·한국석유화학협회·대한석유협회·한국자동차산업협회·한국철강협회·한국사료협회 등 7개 화주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원으로 볼 때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180억여원의 매출 손실이 나고 있다고 자체 집계했다. 국내 하루 시멘트 수요는 약 18~20만t인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출하량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 28일부터 일평균 출하량 7만4000t(약 970억원) 가운데 30% 수준만 출하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하루 약 68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운송방해 행위는 지금 일어나고 있지는 않으나 운송 기피 현상으로 인해 내수 같은 경우는 절반 정도만 출하하고 있다”며 “문제는 수출이다. 컨테이너 기사들이 투입되지 않고 있으며 기사들이 있다 해도 항만이 모두 막혀 있어 컨테이너가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저유소에서 대리점·주유소 등 단거리 수송에 이용되는 탱크로리(유조차)도 멈춰섰다. 대한석유협회는 “사전 주문이나 재고 비축으로 대응 중이나, 집단운송거부 장기화 시 석유제품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대형 카캐리어 운송 중단에 따라 로드탁송(차량을 운전해 탁송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면서 인건비 등 추가 부담이 하루 약 4억원 정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신차 주행거리 증가와 인도일정 지연 등으로 고객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철강협회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출하 차질 규모가 화물연대 파업 이후 총 6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철강제품 평균 가격(t당 130만원)을 적용하면 피해 금액은 총 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철강협회는 “철강은 기초소재이기 때문에 제품의 출하 차질은 연관 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생산 차질로 확산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료협회는 “농장별 사료 평균보관량은 2~3일분으로 지속적인 보충을 못할시 가축 아사 등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화주들은 화물연대가 파업의 이유로 삼은 안전운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이 분야(화물운송)는 시장실패 영역이 아니다. 공공재나 자연독점 분야도 아니며 외부효과가 발생하는 영역도 아니다”며 “시장경제와 헌법에 맞지 않는 제도다. (화물 운임은)자율로 조정해야 할 것이지 왜 공적 영역으로 가져왔느냐”고 말했다.

화물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운임제보다는 화물차에 탑재된 ‘디지털운행기록계’ 데이터 공유를 통한 사고원인의 정확한 진단에 그에 따른 처방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정부의 (화물차)업무개시 명령은 최후의 보루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 시멘트 운송 차주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대해서는 “시멘트는 피해가 현저해서 한 것으로 안다. 다른 업종은 본격적인 피해가 발생하기 전이라 가급적 소사장들(화물차주)께서 정상적 업무를 해주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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