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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기대 이하의 응원 문화, 쏟아지는 '차별반대' 항의…카타르가 살 수 없었던 것들 [박준범의 도하테이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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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축구팬들이 20일(현지시간) 2022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 입장하고 있다.2022. 11. 20.알코르(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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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박준범기자]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위해 2000억달러(약 285조원)를 쏟아부었다. 이는 역대 월드컵 중 최고 규모다. 대회 전에 없던 도시가 생기기도 했고, 경기장 7곳을 새롭게 지었다. 하지만 정작 내실이 부족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카타르는 자국 축구 리그가 있지만, 팬층이 두껍지 않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개막전부터 카타르 경기에는 열성적인 카타르 관중들이 등장해 의아함을 일으켰다. 카타르 전통 의상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좀처럼 박수도 치지 않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됐다. 이는 관중 동원 논란까지 이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카타르가 레바논 축구 팬들을 섭외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뿐만 아니라 카타르 관중들은 관람 에티켓도 ‘꽝’이었다. 개막전에서도 카타르가 에콰도르에 2실점하자,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29일 카타르의 조별리그 최종전(네덜란드)에도 마찬가지였다. 카타르가 네덜란드에 0-2로 끌려가기 시작하자, 관중들이 밀물처럼 자리를 박찼다. 관중을 동원할 수는 있으나, 끝내 그 응원 문화와 에티켓은 살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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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중이 포르툭라-우루과이전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난입하고 있다. 도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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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첫 중동 월드컵인 이번 대회는 많은 것이 금지돼 있다. 특히나 ‘무지개’ 완장은 그야말로 ‘핫이슈’였다. 유럽 7개 팀은 카타르 내에서 발생한 인권 논란에 대해 항의하고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무지개’ 완장을 차기로 했는데, 카타르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른 항의 그리고 ‘차별 금지’ 퍼포먼스가 쏟아졌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전에는 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안전 요원들이 이 관중을 제지해 그라운드 밖으로 쫓아냈다. 그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던 티셔츠 앞에는 ‘우크라이나를 구하자’가, 뒤편에는 ‘이란 여성을 존중하자’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중계화면에 잡히지 않았지만, 그가 외치고자 했던 주장은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다. 독일 대표팀은 단체 사진 촬영 때 입을 가리는 포즈로 ‘무지개’ 완장 금지 방침에 항의했다.

‘돈’으로 많은 것을 살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여전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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