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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란 반정부 축구팬, "두렵지만 카타르에서 시위 이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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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대표팀, 국가 제창 때 고개 숙이거나 작게 불러

이란, 미국에 0-1 패하며 1승2패 조별리그 탈락

뉴스1

이란 대표팀 ⓒ 로이터=뉴스1 ⓒ News1 한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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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란 대표팀이 이기길 바라지만, 나의 이런 행동이 옳은 것인지 모르겠어요."

이란 축구 팬들이 카타르 월드컵 현장에서 반정부 시위의 불꽃을 이어 나가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2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이란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비밀 조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란 대표팀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경기장 내외부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반정부 시위 구호인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고, 현수막을 게시하거나 마흐사 아미니의 피켓을 들었다. 마흐사 아미니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기도 했다.

지난 9월 이란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의문사했다. 이를 계기로 촉발한 이란 반정부 시위는 3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란 대표팀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카타르에 온 한 이란인 여성은 "경기장에는 이란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며 "여기는 안전하지 않아 너무 무섭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1차전에서 많은 사람이 자신들과 연대해준 것과 달리 2차전에는 이란 정부를 지지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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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미착용으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 한 마흐사 아미니(22) 사망 이후 반정부시위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삶, 자유라는 팻말이 포착됐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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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여성, 생명, 자유' 구호를 외치면 친정부 성향의 팬들이 '명예로운 이란인, 자부심을 가진 이란인'이라고 외치며 침묵시켰다고 설명했다. 친정부 성향 팬들은 보안 요원에게 시위대의 현수막과 피켓을 뺏으라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반정부 시위자들도 "이란과 카타르의 긴밀한 관계 때문에 시위가 안전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경기에 참석해 시위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웨일스와의 2차전이 끝난 후 친정부 성향 축구 팬과 반정부 시위대는 경기장 밖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카타르와 이란은 수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란은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걸프 국가에 대한 봉쇄를 주도했을 때 카타르를 지원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이란 대표팀 선수들도 반정부 시위에 연대했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의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경기 전 국가를 부르지 않으며 반정부 시위 지지 의사를 표했다. 이후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으면 가족들을 처벌하겠다는 당국의 협박에 선수들은 2차전, 3차전에서는 고개를 숙이거나 작은 목소리로 국가를 불렀다.

한편, 이란 대표팀은 29일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0-1로 패배했다. 미국에 패배하며 1승2패(승점3점)를 기록한 이란은 3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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