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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숨진 양양 헬기 추락사고…유족-업체 사고 원인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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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사고 나흘째 유가족 장례도 치르지 못해
기체 결함 놓고 유가족과 업체 측 이견
산불감시 CCTV 등에 추락 당시 모습 담겨
속도 줄면서 제자리에서 수차례 회전
전문가들, 꼬리 날개 문제 가능성 제기
노컷뉴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헬기 추락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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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강원 양양지역에서 산불 계도 비행 중이던 임차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과 관련해 유가족과 업체 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헬기가 추락한 지 나흘 째인 30일 사고의 원인과 함께 미신고 인원들이 왜 탑승했는 지에 대해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고 헬기에는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 않은데다 사고로 인한 폭발과 화재로 기체가 모두 손상됐고, 탑승자 5명 전원이 숨지면서 원인 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 29일 업체 측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양양지역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면담이 진행됐지만, 사고 원인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고성까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을 '기체 결함'으로 보고 있지만 업체 측은 기체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을 비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숨진 사고 헬기 기장 A씨(71)의 조카 B씨는 "멀쩡하던 헬기가 뜨자마자 뱅뱅 돌다가 떨어졌다"며 "기체 결함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월 12일 큰아버지(A씨)와 저녁식사를 했는데 큰아버지가 '이륙 했을 때 계기판에서 게이지가 (비정상적으로)빙글빙글 돌아 급하게 착륙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헬기를 수리하고 테스트 비행을 해야 한다고도 말씀했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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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헬기를 지자체에 임대한 민간 항공업체 트랜스헬리 이종섭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양양장례식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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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고 헬기 업체 측은 기체 결함에 대해 방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고 헬기를 지자체에 임대한 민간 항공업체 트랜스헬리 이종섭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각종 부품을 제때 바꿨고 정기검사를 포함해 1년에 10차례 이상의 국토교통부 검사도 모두 통과했다"며 "산불 감시 카메라에 잡힌 영상에서 사고 직전 의문을 가질 만큼 저고도로 비행하는 모습을 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고도로 비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나무에 스칠 수도 있고 어떤 경우로든지 뭔가 마찰에 의해서 비행에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부터 아니면 항공기가 딱 그 시점에 어떤 결함이 발생했을 개연성도 배제를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헬기는 엔진이 셧다운 되면 엔진하고 프로펠러하고 분리가 돼 엔진하고 관계없이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자전에 의해 컨트롤이 가능하다"며 "그럴 경우 조종사들은 논바닥이라든가 평지를 찾아 비상 착륙할 수 그런 기량들을 다 가지고 있고, 조종사들은 평소에 훈련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는 비상조치를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다 돼 있는데 고도가 낮다보면 그럴 찬스가 줄어든다"며 "저공 비행을 한다는 게 사실은 굉장히 안 좋은 그런 비행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항공기 제작은 기본적으로 50~60년까지는 사용할 수 있게 설계가 돼 있고, 이는 항공기의 상식"이라며 '노후 기종'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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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헬기가 추락한 사고 현장. 전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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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고 당시 헬기가 추락하는 모습이 양양군이 설치한 산불 감시용 CCTV와 인근 주택의 CCTV에도 잡혔다. 영상에는 헬기가 사고 직전 속도가 줄어 들고 4바퀴 이상 빙글빙글 돌면서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고 전 헬기가 회전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꼬리 날개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정윤식 교수는 "회전꼬리날개가 아마 손상을 입었든지 또는 부작동이 됐든지. 아니면 동력 전달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났을 때 나타나는 그런 대표적인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영상을 보면) 어느 순간에 항공기가 회전하게 되는데 그때 이미 조종사는 그걸 인지해서 전진 속도를 줄이고, 고도 강하 자세를 만들고 내려가면서 항공기 회전을 줄이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10시 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에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추락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당초 사고 현장에서 배터리 등에서 기체의 추가 폭발이 우려돼 탑승자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지만, 화재를 진압한 이후 잿더미 속에서 모두 5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추락한 헬기는 속초시와 양양군, 고성군이 산불예방과 초동진화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공동으로 임차한 헬기다. 사고 당일 오전 9시 30분쯤 속초에서 이륙해 산불예방 계도 비행을 하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추락해 참변을 당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 등이 원인 규명 등을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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