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디투초대석] "개인정보보호 침해 과징금 상향, 기업 데이터 활용 위축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백연식 기자]
디지털투데이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부 입법으로 추진했던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 중 과징금 관련 내용을 수정했다. 처음에는 2차 개정안을 통해 과징금 부과기준을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에서 전체 매출액 3%까지 상향하는 방향을 추진했지만, 산업계 등 반발에 부딪히자 전체 매출액에서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은 제외해 산정하는 대신 매출액 산정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제출할 경우에 전체매출액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정보위가 원래부터 추진했던 안은 과징금 관련 전체 매출액 3%까지 상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기업 및 플랫폼 기업 등 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넷기업협회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회장(사진)을 만나 이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그는 최근 이슈로 불거진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소송 관련 망이용대가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디지털 경제 시대,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 요소가 됐습니다. 데이터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나치게 보호의 측면만을 강조하는 개인정보 관련 법과 정책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지나치게 개인정보의 보호만을 강조하여 산업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규제를 한다면, 이는 데이터 활용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의 과징금 상향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약 1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과징금 액수에 대해 국민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깜짝 놀란 상태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작년 9월 국회에 과징금 산정기준을 '관련 매출액'에서 '전체 매출액'으로 변경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인데, '관련 매출액의 3% 이하' 기준의 현행법에서도 1000억원 대의 과징금이 부과됐기 때문입니다.

관련 매출액 기준에서도 이렇게 엄청난 과징금이 부과되는데, 만약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이 상향될 경우 단 한번의 실수만으로 기업이 부도위기에 처해지고, 영업을 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상황에 직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행위는 기업들이 고의적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하기보다는 해킹 등의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끼친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특히 기업이 여러 서비스를 운영·제공하는 경우, 매출액이 미미하거나 거의 없는 서비스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전체 서비스의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이 산정되는 불합리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정안상 과징금 상향 조항은 기업들의 데이터 활용을 위축시키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시장 진출을 저해하는 규제라고 생각합니다."

-과징금 규제 외에 개정안에서 우려하는 또 다른 규제는 무엇인가요?

"개정안에 도입된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기업들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것 같아 우려됩니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통해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방향에는 공감합니다. 이미 신용정보법에 전송요구권이 도입돼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법 도입 필요성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시행된 금융 마이데이터의 경우에도 수많은 업권간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인해 진통을 겪고 있으며, 특히 활용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사업자가 아닌 정보만 제공하는 사업자의 경우에도 불필요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고 전송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이를 위해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에 가까운 시스템 구축비가 소요됐으며, 매년 수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별도의 과금체계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범위가 훨씬 넓은 모든 사업분야에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도입할 경우 민감한 개인정보 이전 문제, 타 업종간 데이터의 불평등 문제 등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 우려됩니다. 따라서, 앞선 사례에서 보듯이, 섣부른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신설은 오히려 기업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예상되는 우려사항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보완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맞춤형광고 규제 움직임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디지털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광고라는 영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무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대 급부로 광고가 노출되게 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최근 국내외에서 맞춤형광고에 대한 규율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근본 원인에는 맞춤형 광고에 대해 보다 투명하게 이용자의 결정권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공감을 하지만, 해외와 국내 상황의 차이를 좀 더 고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해외의 경우 투명성, 이용자의 결정권 강화를 위해 '동의권에 준하는 철회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개인정보에 대한 사전동의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아닌 이용자의 철회권을 강조해 데이터 수집 자체는 막지 않은 것이 해외의 기조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모든 개인정보는 사전동의를 전제로 수집하고 있으며, 현재 맞춤형광고에 주로 활용되는 행태정보의 경우 개인정보의 유무에 따라 사전동의 절차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의 수집단계에서 큰 차이가 있는 국내 현황을 개선하지 않고, 해외와 동일 선상에서 규제하려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작년 저희 협회 연구 결과, 맞춤형광고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은 결과도 있습니다. 맞춤형광고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관계없는 불필요한 정보 제공을 차단해주고,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들에게는 자신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며, 수많은 중소 광고 플랫폼들의 생존이 걸려있는 핵심 서비스입니다.

맞춤형광고는 디지털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윤활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한다면 불특정 다수에게 스팸메일이 쏟아지던 시절로 돌아가야 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맞춤형광고를 무조건으로 규제하는 방식보다는 이용자가 원하는 경우 이를 쉽게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개선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저희 협회를 포함한 산업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함께 맞춤형광고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용자 편익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은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가겠습니다."

디지털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기존 규제들을 꼽는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에는 데이터 활용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중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처리 내역을 매년 1회 이상 이메일 등으로 통지하도록 하는 '개인정보 이용내역 통지제'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갈라파고스 규제입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폐지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져 왔습니다. 개인정보 이용내용에 대한 이용자의 열람률이 매우 낮음에도 수많은 통지로 인해 이용자에게 피로감만 주고 있으며, 특히 제도의 실효성이 증명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용내역 통지제가 실제 입법 목적을 달성했는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사후 입법평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만약 불필요하다면 폐지 내지는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방안으로는 무엇일까요?

"정부당국과 입법기관이 데이터 산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법과 제도를 구축하고, 국민의 디지털 의식을 제고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이 활성화되고, 메타버스, NFT 등 새로운 기술들이 급속하게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데이터 산업은 지나치게 강력한 법제 하에 놓여있어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데이터 산업 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 주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에게 적용되는 해외 규제들을 검증없이 도입한다거나, 특정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만을 바탕으로 규제 추진하는 등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우려가 됩니다.

아직 우리 데이터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동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글로벌 관점에서 우리 데이터 산업의 현황과 수준을 진단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균형 있게 조사하여 사회적 합의를 거친 이후, 이를 기반으로 우리 데이터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디지털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데이터 활용의 근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최근 '망 이용대가(사용료)'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있는 법안들은 부가통신사업자(CP)에게 인터넷 서비스제공사업자(기간통신사업자, ISP)와 망 이용계약을 강제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는 법안으로 심지어 사적 계약에 대해 행정부가 정당함을 판단하고 행정처분 등을 통해 개입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국내 통신 3사는 자연 독점적인 사업자로서 트래픽 경로에 있어 '문지기'(gatekeeper)역할을 하고 있고, 이러한 역할은 ISP가 CP 사업자들에게 망 이용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CP가 최종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ISP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CP가 지니는 협상력은 ISP와 비교해 열위에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CP는 ISP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망 이용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망 이용계약'을 법적으로 강제한다면 중·소 CP의 경우 비용적인 부분이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할 것이고 결국 다양한 콘텐츠의 생산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창작자들은 안정적인 지위를 갖지못한 상황에서 그들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창구 자체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피해는 창작자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소비자 후생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불이익이 있을 것이고, 또한 지난 트위치 사건과 같이 화질 제한이라든지 서버를 해외로 이전하게 된다면 품질 저하 등은 고스란히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킬 것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최근 '망 사용료'와 관련한 해외 주요국(유럽, 영국, 미국)의 입장은 ISP의 주장을 반박하고 망 중립성 원칙에 기반한 소비자 후생을 고려하며 시장의 유동성과 자율성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영국 Ofcom의 경우 '망 사용료'의 과금 방식이 아니더라도 ISP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CP의 기술적 고도화등을 통해 현재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고, BEREC 보고서는 2012년부터 자체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ISP와 CP간에 발생한 이슈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지난 30여 년간 정책적으로 국가 정보화를 추진하며 ICT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였고 그 과정에서 국내 ISP는 통신망의 공공성을 수용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으나 최근 발생한 ISP와CP의 갈등은 국민(소비자) 선택권의 제한 가능성을 키워 어떤 형태로든 국민(소비자)의 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통신 시장 환경에 대해 알려진 바가 상당히 적습니다. 통신사 본인들의 인터넷망에 어느 정도 트래픽이 흐르고 전체 트래픽 대비 부가통신사업자의 비율이 얼마인지, 또 유지 보수 비용은 얼마인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투명성 강화 없이 법안이 통과돼 진행된다면 국내 인터넷 산업 발전에 큰 방해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일명 '온플법'으로 불리는 공적 규제에서 플랫폼에 대한 '자율규제'로 선회하였는데요 여기에 관한 생각은 어떠하신지?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디지털전환 추진과 팬데믹 상황이 결합하면서 영향력이 커진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가 강화되었다는 전제하에서 입점 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피해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기존의 법체계가 이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실태조사가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었고, 플랫폼이 실제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지 그 영향력에 대한 명백한 기준이나 근거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플랫폼은 세부 유형별로 다른 양상이 발생하고 있고, 그만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획일적인 공적 규제로 해결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자율규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 공적 규제로 플랫폼 산업 생태계의 혁신적인 성장이 저해된다면 아무리 국내의 빅테크 기업이라 하더라도 이미 국제화되어있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아직 지배적인 지위에 있지 않기에 해외 빅테크는 언제든지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따라서 현재 정부의 플랫폼 규제강화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체만 옥죄는 역차별법이 될 수 있고 자칫 토종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그 빈 자리를 국내 스타트업이 아닌 글로벌 빅테크들이 꿰찰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당국 관계자 모두가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자국 플랫폼이 시장 우위에 있는 나라는 몇 안 됩니다. 실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독과점하다시피 하는 유럽 내 인터넷, 모바일 시장과 달리, 우리나라 시장은 상대적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토종 인터넷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그들의 입법이 우리나라 시장 상황과 맞아떨어질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내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개편은 사회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단순히 지배 플랫폼 기업만 규제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을 생각해야 할 상황입니다.

따라서 규제의 형식과 방향을 설정하는 데 무엇이 핵심적으로 고려되어야 할지를 생각하고 정부와 사업자,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공적규제가 필요한 영역과 자율규제가 필요한 영역을 구분하되, 공적규제가 필요한 영역은 최대한 현행법으로 규율하고, 자율규제가 필요한 영역은 자율규제 이행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을 줘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이 아닌 일률적 규제는 가능하지도, 가능할 수도 없다는 점을 규제당국이 인지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저작권자 Copyright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