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0년간 지역발전에 2조 이상 지원…"역차별 없어야"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규제자유특구서 수도권 제외는 불합리"

"재정분권 위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 필요…주민자치 참여 늘려야"

서울시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29일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서 열린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에서 김홍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2.11.30 okk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방자치 전문가 포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등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적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서울시 주최로 시청에서 열린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에서 이준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시가 국가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해왔지만 정작 시는 상대적 소외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이 인용한 인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0∼2020년 10년간 서울시가 내놓은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금은 약 1조9천600억원으로 전체 출연금의 4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시가 기금에서 배분받은 지원금은 1천140억원에 불과했다.

대체로 연간 2천억원 정도를 출연했지만 4%인 80억∼90억원가량만 배분받았다.

지역상생발전기금은 지자체 간 재정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소비세 수입이 많은 3개 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서울·경기·인천)가 2010년부터 매년 출연금을 내서 운영하는 공공기금이다.

서울시는 기금과 별도로 자체적으로 지역상생종합계획을 만들어 2019년부터 4년간 2천400억원을 도농 공공급식·지역관광콘텐츠개발 등 지역균형발전에 투자했다.

이 같은 서울시의 균형발전 기여에도 정작 시는 규제 측면에서는 여러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이 위원은 분석했다.

서울시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 (서울=연합뉴스) 29일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서 열린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2022.11.30 okko@yna.co.kr

대표 사례로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들었다. 지역특구법에 따르면 수도권은 정부가 지정하는 규제자유특구에서 제외돼 있다.

이 위원은 '국가전략특구'에 수도권(도쿄권)을 포함한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며 "서울시가 인공지능, 핀테크 등 산업혁신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만큼 산업계 수요를 충족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수도권 지역에도 규제자유특구를 설정하도록 지역제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역차별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해외 도시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서울시의 경쟁력을 훼손할 정도의 역차별적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서울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면서도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재정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위원은 "서울시가 정부의 국정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면서 타 지방정부의 요구사항을 구체화해 중앙정부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타 지자체와 협력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조화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호 자치법연구원 부원장은 "중앙정부의 과도한 국세 비중을 축소해 자주재정의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5대 5로 만들고,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율 결정에 지방정부가 관여할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또한 "수요자 중심의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국가가 주도하는 소방, 민생치안, 부동산정책, 지역경제 활성화 등은 주민 삶에 직결되므로 지방으로 이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29일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서 열린 '지방분권 전문가 포럼'에서 김홍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2.11.30 okko@yna.co.kr

김홍환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 분권 과제로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꼽으며 "재정력이 좋은 지자체가 추가 재정 수입이 발생하면 (일부를) 내어놓을 수 있는 기제가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추가 조세 수입의 일정 비율을 교부세 재원으로 반납하는 '역교부세' 도입을 제안하며 "지자체의 맏형인 서울시가 추가 세입의 상당 부분을 교부세 재원으로 내놓는다면 지속가능한 재정분권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 주민 참여를 유인할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권욱 지방분권경남연대 공동대표는 "지방의회에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민조례청구 활성화를 위한 자치입법 플랫폼으로 지방의회 내 자치입법학교 운영을 제안했다.

이향수 건국대 교수는 "주민자치위원회 활성화를 통해 지역 현안에 대해 주민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 위원은 "현재 주민자치회 구성이 50∼60대 장년층에 편중돼 있다"며 "주민자치회의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민자치 교육과정을 수료한 사람을 뽑는 등 젊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은 '지방시대, 서울의 미래와 지방분권 과제'를 주제로 수요자 중심의 지방시대 전략과 서울시 지방분권·균형발전 정책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방시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는 지방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한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지방분권법과 균형발전법을 통합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을 입법 예고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상정한 상태다.

okk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