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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월드컵 줌인] 20년 만에 뒤바뀐 한국-포르투갈 '운명'...웃픈 "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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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H조 최종전 한국 비기면 조별리그 탈락, 반드시 이겨야
2002년 "비기자"던 포르투갈, 비겨도 조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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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피구(위)가 이끌던 '황금 세대' 포르투갈은 20년 전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 한국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올라가는 상황이었지만 한국에 패배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아카이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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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포르투갈의 축구 전설 루이스 피구(50)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하프타임에 한국의 이영표(45)를 불러 세웠다. 그는 "힘 뺄 이유 없으니 비겨서 나란히 16강에 올라가자"고 제안했고, 이영표는 이를 거절했다.

후반전에 돌입한 한국은 박지성(41)이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아 전국민이 기억하는 1-0 결승골을 터뜨려 궁지에 몰린 포르투갈을 침몰시켰다. 한국은 조별리그 2승1무로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포르투갈은 1승 2패로 탈락했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이 다시 한 번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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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8일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2-3으로 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승점 1점에 그친 한국은 남은 포르투갈전을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알 라이얀(카타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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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우루과이와 가나를 꺾고 승점 6점을 따낸 포르투갈은 H조에서 유일하게 16강 진출을 확정한 반면, 한국은 승점 1점에 그쳐 무조건 포르투갈을 이겨야만 16강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급한 쪽은 역시 한국이다. 한국은 1차전 우루과이에 0-0 무승부, 2차전 가나에 2-3 분패하면서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월드컵에서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상대 점유율을 가져오는 수준급 경기력을 두 경기 내내 선보였으나 결과를 얻지 못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20년 전 "비기자"던 '피구의 제안'을 생각하면 '웃픈' 현실이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비기거나 지면 16강행 티켓 획득에 실패한다. 또 한국이 20년 전처럼 포르투갈을 이기더라도 가나-우루과이의 경기 결과와 골득실, 다득점 여부를 따져봐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다. 자력 진출은 사라진 상태다. 여러모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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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2승으로 16강에 안착한 포르투갈은 남은 한국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한다. 스타 플레이어 호날두와 브루노 페르난데스(왼쪽부터)./알 와크라(카타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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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20년 전과 달리 편한 마음으로 한국을 상대한다. 한국전에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우루과이전 멀티골을 기록한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월드 베스트 센터백'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등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여유도 생겼다. 하지만 조 1위 유지를 위해 대대적 선수 교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 '피구의 제안' 같은 것은 있지도 않겠지만 있어도 한국에는 소용이 없다. 포르투갈은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 짓지만 한국은 무조건 다득점으로 이겨야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이 한국에 지고, 가나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이긴다면 H조 2위로 내려 앉아 16강전에서 G조 1위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느슨한 플레이도 기대할 수 없다. G조 1위가 유력한 팀은 유럽 팀 세르비아와 스위스를 연파하고 카메룬전을 앞둔 '삼바 군단' 브라질이기 때문이다. '우승후보' 간 이른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포르투갈 역시 조 1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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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3위를 달리고 있는 H조 2차전 순위./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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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처지의 한국은 오는 12월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같은 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는 H조 3차전 가나-우루과이 경기가 열린다.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오를 팀은 어느 곳일지, 20년 전처럼 한국의 승전보가 기적처럼 울려 퍼질지 주목된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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