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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기 울음소리 줄어도 쑥쑥 크는 아동복 시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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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 시장 성장세, 전체 패션 시장에 2배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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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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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30대 주부 A씨(여)는 최근 16개월 된 딸을 위해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패딩 조끼와 신발을 구매했다. 이 씨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사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며 "둘째 계획은 없다. 지금 있는 아이에게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B씨(남)는 5살 된 아들을 위해서라면 명품 브랜드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 씨는 "1명만 낳아 잘 키우자고 아내와 약속했다"며 "명품 가격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매달 사는 것도 아니고 좋은 것만 입혀주고 싶은 마음에 분기별로 백화점에 방문해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 울음소리는 주는데 아동복 시장은 호황이다. 이른바 '골드 키즈'(공주·왕자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한 명의 아이를 둘러싸고 부모와 조부모, 친척, 지인까지 아이에게 돈을 쓰는 현상을 말하는 '텐 포켓'이라는 용어도 생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특히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더 떨어졌다. 저출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암울한 상황이다. 그런데 국내 아동복시장 규모는 오히려 점점 커지고 있다. 아이가 귀해진 시대에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모·조부모가 많아지면서 아동복 브랜드 중심의 소비가 늘어난 탓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패션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유일하게 아동 패션 상품군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 9120억 원에서 2021년 1조 648억 원으로 16.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패션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3228억 원에서 2021년 43조 3508억 원으로 7.5% 확대되는 데 그쳤다. 아동복 시장이 전체 시장 보다 2배 이상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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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엠케이는 지난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나이키 키즈 1호점'을 오픈한지 한 달 만에 매출 4억3000만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한세엠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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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아동복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기업들도 순항 중이다. 먼저 패션기업 한세엠케이는 지난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나이키 키즈 1호점'을 오픈한지 한 달 만에 매출 4억3000만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한세엠케이에 따르면 나이키 키즈 1호점은 연내 매출 12억 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주요 지역 내 2개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방침이다. 한세엠케이는 이달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나이키 키즈 2호점을 열기도 했다.

종합 패션 플랫폼 패션플러스도 지난달 전체 유아 패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8% 늘었다. 같은 기간 성인 여성·남성 패션 매출 신장률이 각각 11%, 23% 늘은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높은 신장세다. 구체적으로 아동화 매출이 신장률이 67%로 가장 높았다. 모자와 머플러, 장갑과 같은 유아 전용 잡화가 52%, 자켓·점퍼가 40%로 뒤를 이었다. 패션플러스 관계자는 "엔데믹과 계절적 요인이 유아 패션 매출 매출과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친지들과의 교류도 이전보다 많아지면서 아이에게 지갑을 열게 된 것도 유아 패션 신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무신사도 지난 2월 키즈 전문관인 '무신사 키즈'’를 론칭하고 키즈 패션 및 유아용품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키즈 제품을 구매하는 일평균 구매자 수는 전문관 오픈 전 대비 11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무신사 키즈에는 △커버낫 키즈 △폴로 키즈 △MLB 키즈 등 캐주얼 브랜드에서 론칭한 키즈 라인은 물론 △베베테일러 △젤리멜로 등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2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기조가 뚜렷하지만 아동복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MZ세대 부모가 자녀 1명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측면과 업계에서 패밀리룩과 프리미엄 아동복 등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어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역시 패션업계 관계자와 같은 의견을 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저소득자는 출산을 포기하고 고소득자는 출산을 높이거나 한 자녀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는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따라서 유아패션 산업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고소득자 중심의 고급 혹흔 프리미엄 유아용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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