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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역시위에 사실상 대학 휴교령... 거리에선 휴대폰 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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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통제에 이어 스마트폰 통제까지 시작됐다.”

조선일보

29일 도로와 인도 사이에 통행 차단막을 설치한 중국 상하이 우루무치 거리에서 경찰이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이곳에선 26~27일 우루무치 화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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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백지(白紙) 시위에 참가했던 한 중국인은 29일 공안(경찰)으로부터 시위 참여에 대한 경고 전화를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공안이 스마트폰 위치 추적을 통해 시위 참가자를 가려내는 것 같다”면서 “시위에 함께 참가한 친구 중에는 직장과 부모님에게 공안이 전화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 봉쇄 반대 시위 지역에 공안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동시에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시위 조직·참여를 막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대규모 시위는 청년층이 우회 접속한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자발적으로 조직한 것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에서는 공안이 지나가는 행인이나 지하철 승객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람들 스마트폰에 트위터·텔레그램 등 외국 소셜미디어 앱이 깔려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위 주동자 또는 참여자들을 골라내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여론 관리에도 돌입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3일 동안 트위터에 자동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봇 계정’의 콘텐츠가 급증했다”고 했다. 현재 트위터에서 중국 주요 도시를 검색하면 음란물, 도박 등의 콘텐츠가 나타나 시위 정보를 찾아보기 어렵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27일 오후부터 ‘외세 배후설’을 주장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 런중이 전 광둥성 당서기의 손자인 정치평론가 런이(필명 투주시)는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시위가 일어난 것은 우연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장도 “여러분이 참여하는 일이 외부의 힘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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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베이징 도심에서는 차량과 행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톈안먼 인근, 신위안난루, 쓰퉁차오, 베이징대학./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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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철통같은 시위 차단에 나서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의 도심은 텅 비었다. 29일 오후 1시 30분 베이징 차오양구 신위안난루에서는 경찰차 3대만 보이고, 행인은 거의 없었다. 이곳은 전날 새벽 수백 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던 곳이다. 공안들은 전날 오후 이곳에 투입돼 주요 거점을 장악했다. 밤에는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을 꺼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았다. 이곳에서 14km 떨어진 하이뎬구의 쓰퉁차오(四通橋) 아래에는 경찰차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다. 차량 번호판에는 교통 경찰을 뜻하는 ‘경(京)D’가 아닌 치안 경찰을 의미하는 ‘경A’가 적혀 있었다. 쓰퉁차오는 지난달 13일 반정부 현수막이 걸렸던 곳이다.

베이징대와 칭화대 인근에도 공안들이 배치됐다. 전날 오후 6시 베이징 시민들은 주요 대학이 밀집한 하이뎬구 인근에서 시위를 시도했지만,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경찰차가 대거 투입되면서 무산됐다. 공안은 인근 상점들의 문을 닫게 하고, 기업 직원들에게는 조기 귀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서 톈안먼 광장으로 이동하는 도로에서 운전 기사는 “평소와 달리 도로가 뚫려 있다”고 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공안은 28일 우한시 일부 도로에 차벽을 쌓았고, 청두시에선 주요 도로 진입로를 차단했다. 시위 확산의 시작점이었던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는 도로 양측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그러나 강도 높은 통제에도 29일 선전·광저우·지난 등에서는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시위가 금지된 홍콩에서도 시민 수백 명이 참가한 시위가 열렸다. 특히 홍콩중문대에서는 학생 100여 명이 모여 “PCR(유전자 증폭) 검사 말고 밥을” “봉쇄 말고 자유를” “노비 말고 공민이 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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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베이징 차오양구 르탄(日壇)공원 주변에 경찰 차량이 대거 배치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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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주요 대학들은 캠퍼스가 시위 거점이 될 조짐이 보이자 학기가 한 달 가까이 남았는데도 학생들을 기숙사에서 내보내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8일에서 한 달씩 교문을 잠그고 봉쇄하던 학교들이 최근 전국 50여 대학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정책을 뒤집어 사실상 휴교령을 내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 칭화대는 29일부터 학생들에게 무료 귀향 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은 28일 새벽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발표하는 대신 학생들에게 29일 오전 6시까지 귀향·귀가를 권고했다고 한다. 중국정법대·베이징유전대·베이징임업대 등 최소 15개 대학도 ‘학생들의 귀향을 권고한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향후 시위에 대해 강도 높은 탄압도 예고했다. 29일 관영 신화사 통신에 따르면 공안·사법을 총괄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전날 전체 회의에서 “적대 세력의 침투, 파괴와 사회 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범죄 행위를 결연히 타격해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지 시위에 대한 정부 입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홍콩 시위 진압 경험이 있는 중국 정부가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사용하며 시위대 내부 분열을 유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위대 상당수는 시위가 ‘방역 완화’ 요구를 넘어 정부 비판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어 정부가 일부 양보하면 시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코로나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큰 중산층과 서민층, 청년과 노인 간의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만난 베이징의 한 택시 기사는 시위대를 비판하며 “다 죽고 싶은 모양”이라면서 “정부가 코로나를 막아주니 감사한 줄도 모른다”고 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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