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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SW인터뷰 in 카타르] ‘가나전 퇴장’ 벤투 감독 “주심 존중 부족, 선수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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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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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이기에.”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가나전 퇴장 상황을 복기했다.

벤투 감독은 29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공식 훈련 전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었으나 벤투 감독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다.

지난 28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 대한 복기다. 한국은 2-3으로 졌다. 경기 종료 후 벤투 감독은 분노했다. 휘슬이 울리기 전 코너킥 기회가 있었으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그냥 끝내버렸다.

이에 벤투 감독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지난 1차전에서 대회 최초로 경고를 받았던 그는 2차전에서 첫 퇴장을 당했다. 내달 3일 예정된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 참석할 수 없다. VIP에 앉아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16강 가능성이 살아 있는 만큼 한국에 켜진 적신호가 여느 때보다 빨갛다. 벤투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이유다.

벤투 감독은 “나도 사람이기에 경기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EPL에서 뛰는 주심이 경기를 담당했는데 조금 존중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 (판정에)명확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강력한 어필 이유를 밝힌 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든 팀을 도울 것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잘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전을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가 벤치에 앉지 못하는 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최고의 상황은 아니지만 팀이 이제까지 해왔던 걸 (선수들이)알고 있다. 그럼에도 최적의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에 최대한 한계까지 보여줄 수 있도록 경기할 예정이다. 이 경기를 통해서 좋은 팀이 무엇인지 보여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규정상 벤치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기에 (다른 방법을)쓰진 않을 것이다. 다른 코치진이 있다. 실력이 있고 능력있다. 나와 마찬가지로 팀 훈련 함께 해왔다. 내가 있는 것과 상황이 같진 않겠으나 역량, 실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감독이 앉지 못하는 만큼 선발 명단에 변화가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선 “일단 전체적으로 지켜본 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스타팅 일레븐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경기 준비는 항상 상대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분석해 우리의 약점을 숨기고 장점을 살리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짧은시간이지만 아직 결정까지 시간이 있어 최종 결정은 마지막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상가상 전력도 온전하지 않다.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여전히 햄스트링 이슈가 있고 근육 이상이 있던 김민재(이상 26·나폴리)는 2차전 가나전에서 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에 벤투 감독은 “두 선수 관련해선 상황이 다르다. 해결해야할 문제긴 하다. 김민재는 소집 전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왔다. 희생정신을 보여줬고 가나전에도 최대한 하려고 했다”며 “황희찬은 경우가 다르다. 김민재와 비교하자면 소속팀에서 경기를 적게 나왔다. 어느 정도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이 있다. 훈련에 제약이 있었다. 시간이 많진 않아 경기 전까지 지켜봐야 한다. 상황을 지켜본 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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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강인은 벤투 감독에게 큰 중용을 받지 못해왔으나 이번 대회에선 짙은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다. 눈밖에 난 선수인 줄 알았으나 비장의 카드가 됐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우리가 긴 시간을 관찰했다. 이강인은 2019년도 아시안컵 이후 발렌시아에서 출전이 많지 않았을 때도 발탁했다. 선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관찰 및 분석했다. 말씀한 것처럼 구단에서의 모습뿐 아니라 대표팀과도 좋았다.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실력을 뽐내 기쁘다. 우리 스타일에 잘 녹아들었다고도 생각한다. 좋은 부분”이라고 답했다.

마지막 일전을 남겨놓고 있다. 16강을 가기 위해선 포르투갈을 잡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같은 팀과 상대를 해서 이기려면 많은 걸 해내야 한다. 어제 우리가 많은 점에서 좋은 걸 보여줬으나 충분치 않았다. 축구란 인생 같다. 이해하려고 하고 받아들이고 팀으로 반응해야 한다. 최대한을 끌어내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며 “나왔던 실수들은 분석하고 조절해야 한다. 가나전 두 번째 골은 실수고 나머지는 운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선 우리 능력의 한계까지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전에서 승리하고 타구장 상황 결과가 한국에 유리하면 극적으로 16강에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포르투갈전이 벤투호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벤투는 어떻게 한국 축구 역사에 기억되고 싶을까. 이에 “축구는 결과로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의견이 있을 것이고 미디어에 의견이 있겠지만 내겐 큰 의미가 없다. 내가 팀에, 선수들에게 생각하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결과만 보는 건 옳지 않다. 팀이 지금까지 가져온 프로세스로 과정과 결과가 중요하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는 ‘다른 스타일로 할 수 있다’를 보인 것 같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강팀을 상대하는 어려움에도 리스크를 갖고 해왔다. 마지막까지 도전하며 모든 걸 쏟아내겠다”고 말했다.

사진=김두홍 기자

카타르(도하)=김진엽 기자 wlsduq123@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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