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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강성노조 심각”하다며 연일 노-노 갈라치는 ‘강성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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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 관련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하기 위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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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에 강경 대응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를 갈라치기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화물연대뿐 아니라 지하철(오는 30일)과 철도(12월2일) 등 연대 파업도 예고돼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 연대 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 산하의 철도 지하철 노조들은 산업현장의 진정한 약자들, 절대다수의 임금 근로자들에 비하면 더 높은 소득과 더 나은 근로여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조직화되지 못한 산업현장의 진정한 약자들을 더욱 잘 챙길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참가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를 각각 높은 소득층과 진정한 약자로 나눈 것이다.

윤 대통령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이틀 연속 언급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란 대기업 원청과 중소기업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노동 조건이 나뉜 상황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 개혁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타파하고, 근로조건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노동 문제를 대하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며 노동자를 기득권과 비기득권으로 구분하는 시각을 나타냈다. 더구나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이번 파업 쟁점인 ‘도로 위의 최저임금제’라는 안전운임제와 거리가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의 화상 면담을 언급하며 “강성 노조 문화는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윤 대통령 언급은 민주노총을 이른바 귀족노조라며 노동계를 갈라치기하는 전형적인 작태”라며 “서울교통공사와 철도노조 파업은 잦은 사고와 노동자 사망 등 재해를 막기 위한 인력확충 요구와 민영화 중단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이지 임금이나 노동조건 개선 요구가 아닌데도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화물연대는 기본적으로 노동 약자이고, 노조가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안전하게 일하자는 주장”이라며 “이것을 귀족노조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를 백안시하는 대통령의 태도는 협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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