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수사’ 통로 차단 나서나…입 다문 정진상, 대장동 일당과 법정공방 예고

정 실장, 구속적부심 기각되자

김용처럼 검찰 진술 거부 일관

文정부 수사팀, 남욱 회유 의혹

檢 “수사 적법성 문제 철저조사”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로 이어지는 수사 흐름을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마찬가지로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문재인정부의 대장동 수사팀이 주요 피의자를 회유하며 ‘선처’를 제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스1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구속 상태인 정 실장을 전날 불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이 대표가 관여한 정황 등에 대해 캐물었다. 민간사업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사업이 설계된 점이나 대장동 일당의 사업 수익 일부가 ‘이 대표 측’에게 건너간 점을 이 대표가 보고받거나 인지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대장동 일당에게서 1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 등을 받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 25일 조사부터 검사의 여러 질문에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해왔는데, 지난 24일 구속적부심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뒤론 아예 입을 닫은 것이다. 정 실장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다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의 태도 변화로 그를 상대로 이 대표의 관여 여부를 추궁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 실장에 앞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부원장도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두 사람이 잇달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윗선’으로 향하는 검찰 수사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사건 관계자들 진술과 일치하는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정부의 대장동 사건 수사팀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지 묻는 말에 “사안의 중대성이나 민감성을 알고 있고 수사의 적법 절차에 대한 문제는 철저히 조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남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진행된 곽상도 전 의원 등의 ‘50억 클럽’ 의혹 재판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회사 수익금을 다퉜다는 주장의 사실 확인을 위해 남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을 진행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검찰 측의 선처 제안을 받고 수사에 호응했지만 더 이상 검사를 못 믿었다고 진술한 게 맞느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네”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대장동 수사팀이 미국에 체류 중인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연락해 ‘귀국해서 조사받으면 선처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과정에서 김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과 공무원 1명 등 4명만 기소하는 걸로 남 변호사에게 말한 정황도 전해졌다.

남 변호사에게 선처를 약속했다는 수사팀은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에 꾸려진 전담수사팀을 말한다. 정권이 바뀐 후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 이 사건을 반부패수사3부로 재배당해 보강 수사를 진행해왔다. 남 변호사의 해당 진술도 현 수사팀의 조사 과정에서 나온 만큼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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