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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현지인 반응] "코로나 정책 완화 원해...반정부 시위는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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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인과의 전화 인터뷰

우루무치 화재·월드컵 촉발 시위 확산

"정치적 목적?...방역 인한 생계 때문"

아주경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하는 베이징 시민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 24일 봉쇄가 진행 중이었던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숨지자 이를 추모하고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2022.11.28 alo95@yna.co.kr/2022-11-28 09:12:56/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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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상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고, 외신 보도에서 나온 시위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중국 상하이 자딩구에 거주 중인 중국인 왕(王)모씨가 본지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외신 보도에 나온 것처럼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대학가에서 소규모로 발생한 것"이라며 "사회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신 보도에서 말하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때와 비교하면 규모도 작을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시위대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며 자유를 원하는 것이지 시진핑 퇴진 등 반정부를 외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중국인 류(柳)모씨 역시 "외신에서 공개한 일부 영상도 일부 단지에서 주민과 방역 책임자 간 '말다툼'을 찍은 것"이라면서 "시위는 아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중국인도 시진핑 퇴진 등 반정부 시위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근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대한 중국인들 입장은 시진핑 퇴진을 위한 정치적 목적 혹은 반(反)정부적 성향을 띠고 있다기보다는 '제로 코로나' 완화를 위한 생계적·경제적 목적이 크다는 것이다.

◆우루무치 화재 참사·월드컵으로 촉발한 中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지난 주말 중국 주요 도시에서 고강도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우루무치에서 사상자 19명이 발생한 아파트 화재 참사가 촉발점이었다. 당시 화재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는데 그 원인이 아파트 봉쇄용 설치물이 신속한 화재 진압에 걸림돌이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가뜩이나 제로 코로나 방역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이 불만 폭발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되고 있다. 월드컵 생중계 장면에 비친 '노 마스크' 관중을 보며 중국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이다. 이에 중국 관영 CCTV는 이를 의식한 듯 카타르 월드컵 중계에서 관중석 장면을 다른 카메라 앵글로 대체하는 등 30초 지연 방송을 하고 있다.

중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자 CNN 등 외신들은 중국 내 시위 상황을 앞다퉈 주요 뉴스로 다루며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시위가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사용됐던 사회주의 노래인 '인터내셔널가(국제 공산당가)'가 울려 퍼졌다며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연관 지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시위를 '보기 드문 반정부 시위(anti-government demonstrations)'로 칭하면서 제로 코로나에 대한 항의가 중국에서 전 세계 도시와 대학가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반정부적인 움직임으로 비화할까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시위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해 총력전을 나섰고, 주말 동안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진 것과 달리 28일 밤에는 시위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당국이 본격적으로 시위 단속에 나서면서 중국에선 시위가 주춤했지만 한국·미국·영국 등 세계 각국에선 중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연대 시위가 열렸다. 홍콩에서도 수십 명이 중심가에 모여 저항의 상징이 된 백지를 들고 모여 침묵 시위를 벌였으며 한국에서도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사망한 이들을 추모하고 당국의 엄격한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 감소세·반대 시위에···中, 긴급 기자회견에서 "노인 백신 접종률 높일 것"

중국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에 대한 반발 시위가 잇따르자 중국 당국이 불합리성을 지적받아온 일부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나섰다.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재질이 단단한 펜스 등을 활용해 소방 통로와 아파트 동별 출입구, 아파트 단지 출입구를 막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으며 광저우·충칭 등 일부 중국 도시들도 전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국무원 연합방역통제센터는 29일 오후 코로나19 방역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년층의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고 과도한 방역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80세 이상 노년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하고, 60~79세 접종률도 계속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1차 부스터샷과 2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이 노인 등 고위험군의 낮은 백신 접종률이 중국 재개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꾸준히 지적하는 만큼 완화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80세 이상 중국인의 66%가 2차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3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40%에 불과하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 각 지역에서 정밀 판단을 통해 봉쇄 후 통제 관리 지역을 신속하게 봉쇄 해제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며 과학적으로 감염자를 분류해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무섭게 증가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8일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지난 23일 넘어선 이후 닷새 연속 신기록을 세웠으나 이달 들어 증가세가 소폭 꺾인 것이다. 지난 28일 기준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8421명(무증상 3만4860명 포함)으로 전날보다 1300명 이상 줄어들었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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