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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인시장 덮친 파산 도미노 이번엔 美대부업 블록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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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유동성 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달 초 발생한 세계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여파가 가상자산업계 전체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블록파이는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에 있는 한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날 블록파이 측은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빠르게 종료하고 고객에 대한 상환을 실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블록파이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상위 10개 채권자들에 대한 블록파이의 채무 규모는 12억달러(약 1조5914억원)에 이르며, 부채 총액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몬수르 후사인 피치레이팅스 선임이사는 블록파이의 파산 신청에 대해 "가상화폐 생태계에 위기가 전염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블록파이의 '파산설'은 2주 전부터 제기됐다. 블록파이는 지난 11일 파산 보호를 신청한 FTX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정상 운영이 어렵다며 인출 중지와 플랫폼 활동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15일에는 블록파이가 한 법무법인의 파산 분야 파트너와 파산보호 신청 절차를 준비 중이라는 설이 시장에 확산됐다.

블록파이가 파산한 원인은 FTX 파산 신청 여파에 따른 유동성 위기다. 앞서 블록파이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해 한 차례 유동성 위기를 겪었으나, 당시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로부터 4억달러를 대출받으며 사태를 수습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자산의 상당 부분이 FTX에 묶이게 됐고,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의존도는 커져갔다. 이에 따라 FTX가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블록파이는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앞서 블록파이는 FTX 측에 상당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유동성 위기를 간접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이날 마크 렌지 블록파이 재무 고문도 파산 신청서를 통해 "불행하게도 FTX의 구원은 오래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진 것도 유동성 위기의 배경이 됐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가상화폐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블록파이에서 자산을 빼내기 시작하면서 대출 가능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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