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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브로드웨이 42번가' 송일국 "칼 간 무대, 배우로 다시 태어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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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지난 5일 개막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배우 송일국이 매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씨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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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이 뮤지컬을?'이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준비 된 자신감이 충만하다.

지난 5일 개막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배우 송일국은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라운지에서 진행된 매체 인터뷰에서 "첫 공연 후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 것 같냐"는 질문에 "일단 자신감이 생겼다. 원래 공연 초대를 잘 안 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나서서 보러 오라고 하고 있다. 민폐 수준은 넘어간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브라운관 대스타이자 연기파 배우로 오랜 시간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남기며 활동했지만, 뮤지컬계에서는 스스로 '신인'이라 소개하는 송일국이다. 극 중 송일국이 맡은 극단의 카리스마 리더 줄리안 마쉬는 뮤지컬 공연임에도 노래는 단 두 곡만 부른다.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뮤지컬에 입문한 송일국에게는 캐릭터의 설정부터 곡 분량까지 제격인 작품이다. 연기로 서사를 쌓고, 노래로 살짝 끼를 부리는 송일국은 꽤나 로맨틱한 잔상을 남긴다.

"첫 공연 때는 팔 다리가 같이 움직일 정도로 실수 없이 공연을 끝내는 것에 집중했고, 두 번째 공연 땐 공연 직전 사고로 수술을 하는 바람에 연습에 매진하지 못했다"고 토로한 송일국은 "더는 이 공연을 못하게 될 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셔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발전 가능성을 봐 주신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칼을 갈고 나왔다"고 단언했다.

송일국은 "노래 연습은 당연히 꾸준하게 해 왔고, 음악 감독님과 초연부터 인연이 닿아 작업실에서 레슨을 받기도 했다.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며 "그리고 쉴 때 살이 많이 찌는 스타일이라 다이어트도 감행했다. 12kg 정도 감량한 상태고 현재 진행형이다. 아이들도 '바나나 1개~ 고구마 1개~'라면서 같이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분장 팀장님은 '살을 참 잘 들어내시네요' 하더라.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내가 연기는 못해도 체력은 자신 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세 번째 공연이 더욱 남다른 이유는 연출의 변화와 이에 따른 디테일한 디렉팅이 송일국에게 꼭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 송일국은 "오루피나 연출님이 디테일한 감정선을 너무 잘 잡아 주신다.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배우로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전히 탈피했다"며 "일례로 마지막 신에서 마쉬가 페기에게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하는 말이 있다. 연출님이 나에게 그러더라. '페기에게 말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25년 전 오빠가 신인이었을 때, 과거의 오빠에게 이야기 한다고 생각해 봐라' 그 대사를 하면 진짜 펑펑 울었다. 페기도 울고 나도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연출님이 감정을 많이 흔들어 주시더라. 사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쇼 뮤지컬이기 때문에 보고 나면 화려한 잔상이 남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관객들에게 무대 만큼 스토리를 기억에 남게 하게 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였다. 소기의 목적은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송일국은 "첫 연극을 할 때 박정자 선생님꼐서 '배우가 무대에 두 발로 디디고 선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연극을 포함해 공연을 한지 10년이 넘어가는데,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이번에 이 작품을 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전에는 무대에 서 있으면 약간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팔도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몰라 의미 없이 흔들거나 주머니에 넣고 있거나 난리를 쳤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두 발로 버티니까 가만히 서 있어도 너무 편하더라. 그 모든 것을 처음 느꼈다. 이제라도 안 것이 어디냐"며 너털웃음을 짓더니 "내가 참 더딘 배우다. 그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대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진심을 가득 표했다.

올해 한국 초연 26주년을 맞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코러스 걸 페기와 연출가 줄리안, 한물간 프리마돈나 도로시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송일국은 극단을 이끄는 카리스마 리더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참여 중이다. 공연은 2013년1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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