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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R 마치고 고민 많이 해, 선수들 정말 고생 많았다” 김형실 감독의 진심과 미안함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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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 정말 고생 많았다.”

김형실(70)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페퍼저축은행은 29일 “김형실 감독이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11월 29일자로 김형실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매일경제

김형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형실 감독은 지난해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의 창단 감독으로 왔다. 포기하지 않는 배구, 끈기 있는 배구로 배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타팀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은 낮았지만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성적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 3승 28패 승점 11점과 함께 처참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은 더 암울했다. 지금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10전 전패, 승점은 단 1점뿐이었다.

결국 김형실 감독은 28일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김형실 감독은 이날 오전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현재는 짐을 싸고 본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9일 MK스포츠와 전화가 닿은 김형실 감독은 “1라운드 마치고 나서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감독직을 내려 놓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당분간은 푹 쉬려 한다”라고 말했다.

말을 이어간 김형실 감독은 “배구 팬들과 광주 배구 팬들에게 3개년 계획을 이야기했었는데, 한계점이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미래를 지지하고 응원했던 팬들은 김형실 감독의 사임을 굉장히 아쉬워했다고.

김 감독은 “지금도 메시지가 많이 온다. ‘많은 팬들이 이제 2라운드 시작했는데, 왜 사임을 하냐’라고 하더라. ‘무슨 청천벽력이냐’라고. 그러나 내가 더 있었으면 20연패를 해도 무언가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김형실 감독이 페퍼저축은행 감독직을 내려놓는다고 해서 완전히 페퍼저축은행과 연이 끊어지는 건 아니다.

김형실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을 완전히 떠나는 건 아니다. 페퍼저축은행에서 유소년 사업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부분에서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구단주님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다시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 늘 그랬듯이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일을 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렇지만 초대 감독으로서, 창단 멤버들과 떨어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오늘 아침에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이더라. 선수들이 꼰대 감독을 만나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라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김형실 감독을 대신해 이경수 코치가 페퍼저축은행 감독대행직을 맡는다. 기존 이성희 수석코치는 계속 수석코치직을 맡는다. 페퍼저축은행은 “젊은 구단의 이미지에 맞게 이경수 코치에게 감독대행직을 맡겼다”라고 말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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