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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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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리 “中과 ‘황금시대’ 끝났다, 강력한 실용주의로 맞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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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28일(현지 시각) 런던에서 열린 시장(Lord Mayor) 연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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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황금시대(golden era)’는 끝났다”고 말했다.

28일(현지 시각)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낙 총리는 이날 외교 정책 연설에서 “중국은 국가 권력을 지렛대 삼아 세계적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법은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국의 ‘황금시대’라고 하는 것은 서방과의 교역이 (중국의) 사회, 정치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순진한(naive)’ 생각에 그쳤을 뿐 이제 끝났다”고 전했다.

수낙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앞서 영국 정부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시절이던 2015년 중국과의 경제 협력 파트너십을 모색하며 “양국 관계가 황금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수낙 총리는 지난 27일 영국 BBC 기자가 중국 상하이 코로나 봉쇄 항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중 현지 공안에 연행돼 구타당한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를 두고 “중국은 우리 가치와 이익에 체계적인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 도전은 (중국이) 훨씬 강한 권위주의로 나아가면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수낙 총리가 재무장관 시절(2020년 2월~2022년 7월) 대중 관계에 있어 온건한 편이었지만, 최근 점차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이달 주요 20국(G20) 정상회의에서 수낙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무산됐고, 영국 공공기관에 중국산 방범용 CCTV 사용을 금지하는 지침이 하달된 바 있다.

다만 수낙 총리는 “경제 안정, 기후변화 같은 세계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중국의 중요성을 단순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관리하겠다”며 “‘거창한 미사여구(grand rhetoric)’가 아닌, ‘강력한 실용주의’로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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