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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출 연체 늘어나는 소상공인…정부 보증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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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행태서베이' 조사결과

소상공인의 신용위험지수 상승...대출 보증 수요 점점 늘어나

아시아경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3일 서울 명동 한 음식점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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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가 끝났지만, 호프집 장사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만큼 나아지진 않았어요. 장사가 안돼서 올해도 계속 대출로 이어갔는데, 더이상 버틸 기력이 없습니다. 2년 전에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받은 대출을 아직 갚고 있는 상황인데요. 추가로 2000만원 정도 대출을 더 할 수 있을까요?"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상담을 받은 김경민씨(45))

부실 차주의 빚을 탕감해주는 새출발기금 신청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신용위험지수는 점점 상승하고 있는 중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이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연체하거나 못 갚을 확률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28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발표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행태 서베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상공인 신용위험 동향지수'는 45.0포인트로 2분기(36.8포인트) 대비 8.2포인트 상승했다. 0을 기준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16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본점 및 지점 보증책임자 151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에 설문지 및 전화조사를 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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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4분기는 예상치)


4분기에는 '소상공인 신용위험 동향지수'가 55.6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소상공인들이 대출 상환 여력이 점점 낮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과 물가상승으로 신용위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며 "4분기에도 이 추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의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정부 기관에 대한 '대출 보증 수요'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들은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운 탓에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보증서 발급을 요청한다. 지점에서 심사 후 소상공인에게 보증서를 발급해주면 소상공인들은 다시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런 절차를 밟아 보증을 서달라는 소상공인 수요가 2분기 1.9포인트에서 3분기 10.6포인트로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4분기에 11.3포인트까지 추가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소상공인들의 신용리스크는 올라가고 보증 수요는 늘어나다 보니 보증 심사 과정은 더 까다로워졌다. 심사 정도를 나타내는 '보증 태도 지수'는 2분기 21.1포인트에서 3분기 20.2포인트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9.9포인트까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증 태도 지수는 수치가 하락할수록 보증 심사가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대체로 소상공인들의 3분기 매출은 2분기에 비해 변화가 없거나 호전됐다고 조사됐지만, 대외 사정이 악화하고 이미 보증을 받았던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신용도가 하락했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사정도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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