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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뉴욕증시]시장 흔드는 中 리스크…애플發 공급망 공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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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로 코로나에 뉴욕 증시 '털썩'

"올 애플 아이폰 600만대 생산 차질"

공급망 리스크發 인플레 공포 급부상

매파 연준 "내후년에야 금리 내릴 것"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항의 시위가 중국 전역에 번지면서 시장 전반을 짓눌렀다.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가 멈춘다면 또 다른 공급망 대란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을 야기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했다.

이데일리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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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로 코로나發 공급망 리스크”

2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5% 하락한 3만3849.4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4% 내린 3963.94에 마감하며 4000선을 밑돌았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58% 내린 1만1049.50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05% 급락했다.

뉴욕 증시는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연휴 직후부터 중국 리스크와 마주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중국 본토의 확진자 수는 4만52명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봉쇄 정책을 더욱 강화했고, 이에 반발하는 시위는 주요 도시 곳곳으로 번졌다. 지난 주말 사이 베이징 외에 상하이, 청두, 우한, 란저우, 난징 등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월가에서는 중국의 강력 봉쇄가 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많지 않다. 수요 둔화와 공급망 차질 등의 측면에서다.

당장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생산 부족에 시달릴 위기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제조 중심인 중국 정저우 공장의 혼란으로 올해 아이폰 프로의 생산량 부족분이 거의 6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정상 가동이 어려워진 것이다.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이 운영하는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 대부분을 생산한다.

애플 주가는 이날 하루 2.63%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2.32%), 알파벳(구글 모회사·-1.38%), 메타(페이스북 모회사·-2.36%) 등 주요 빅테크 주가 역시 하락했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애플의 생산 차질을 언급하면서 “중국처럼 큰 나라의 경제가 문을 닫는다면 그것은 세계 경제에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리스크가 당장 증시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시장은 애플 같은 사례가 쏟아질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리스크에 방점을 찍는 기류다.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달 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25bp(1bp=0.01%포인트) 전격 인하하기로 하는 등 통화를 완화하는 게 시장을 떠받칠 수 있다는 기대가 일부 있지만, 길게 보면 세계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경제고문은 CNBC와 인터뷰에서 “하루아침에 공급망을 다시 연결할 수는 없다”며 “중국의 코로나19 대중 시위는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선임시장분석가는 “중국 당국이 계속 봉쇄한다면 소비 수요가 쪼그라들고 공급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3인자 “내후년에야 금리 인하”

이 와중에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은 긴축 발언을 이어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행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더 인상해 적어도 내년까지는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024년 중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약간의 공급망 개선이 보이지만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연준 내 초강경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시장은 연준이 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주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에 나서는 제롬 파월 의장의 언급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그가 중국의 대중 시위, 연준 최종금리 등 현안에 대해 발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 에리언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가 아니라) 4% 안팎에서 고착화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쉽게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장을 따라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9%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70%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6% 오른 배럴당 77.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장 초반 배럴당 73.60달러까지 내리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장중 반등했다.

‘FTX 쇼크’는 또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뉴저지주의 한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다. 대형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무너지면서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튀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블록파이는 FTX의 파산보호 신청 며칠 후부터 사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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