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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박병호도 봤고, 김현수도 봤고, 김광현도 봤다… 이정후의 선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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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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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선수가 메이저리그 등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방법은 정상적으로 봤을 때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나가는 방법, 혹은 아예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은 뒤 나가는 방법이다.

류현진(토론토)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던 9년 전과 지금은 양쪽 모두 사정이 조금씩 바뀌었다. 우선 포스팅 시스템에 변화가 있었다. 류현진 진출 당시까지만 해도 선수는 최고액을 써낸 한 팀과만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다. 원 소속구단도 그 팀에서 주는 금액만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족쇄가 상대적으로 풀렸고, 원 소속구단이 받는 포스팅 금액도 선수 연봉에 따라 달라진다.

FA도 달라졌다. 2013년 당시 고졸 선수들은 KBO리그에서 9시즌 동안 등록일수를 채워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제도가 바뀌어 1년이 단축됐다. 9년 전에는 포스팅부터 FA까지 최소 2년의 거리가 있었다면 현재는 1년이다. 선수도 전략을 생각할 수 있는 차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KBO리그 선수는 단연 이정후(24키움)다. 만 24세의 나이에 이미 KBO리그 최고 타자가 됐다. 신인부터 착실하게 등록일수를 쌓은 덕에 내년이면 포스팅 신청 자격인 7년을 채운다. 이정후도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뜻은 분명히 밝혔고 이정후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팀은 이미 꽤 많다. 어떤 방식으로 언제 나가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WBC 등 국제 무대에서 결승 진출의 성과를 거둬 FA 자격을 1년 줄인다는 시나리오를 일단 배제할 때, 이정후는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을 신청할 수도,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FA로 메이저리그에 나갈 수 있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아직 이정후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 명확하게 나온 건 없지만, 선배들의 사례를 분명 참고하고 있을 법하다.

팀 선배인 박병호의 경우 포스팅으로 미국에 갔고, 규정에 따라 KBO리그 복귀시에는 키움으로 다시 와야 했다. 키움 유턴에 불만이 있었던 건 아닌데 돈이 문제였다. 당시에는 비FA 다년 계약 제도가 없어 박병호는 FA 자격을 획득할 때까지 4년을 계약금 없이 단년 계약으로 뛰어야 했다. 게다가 포스팅 진출시에도 구단으로 가는 돈이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개인 협상에서는 손해를 본 경향이 있었다. 이정후는 이런 박병호의 사정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봤다.

반면 김현수는 FA 자격을 취득하고 미국에 갔고, 돌아올 때도 보상규정은 있었지만 FA 신분이었다. 박병호와 달리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결국 경쟁이 붙은 끝에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LG와 계약을 했다. 포스팅으로 진출했다면 4년 115억 원을 받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까지 보면 아직 젊은 이정후가 FA로 나가는 게 개인적으로는 이득이 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김광현(SSG)의 사례도 봤다. 김광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으로 미국에 갔지만, 돌아올 때는 비FA 다년 계약으로 4년 총액 151억 원에 사인했다. 비록 돌아올 때는 SSG로 와야 한다는, 박병호와 같은 제약이 있었지만 금전적으로는 FA 못지않은 대접을 받은 것이다.

이정후도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마감할 가능성이 크고,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 시점은 물론 돌아와서 진행해야 할 절차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현수와 김광현의 근래 사례를 모두 본 이정후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따라 메이저리그 구단은 물론 키움의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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