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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도금 대출 불가’ 둔촌주공 전용 84㎡, ‘현금 부자’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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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84㎡ 분양가 13억원 안팎 책정

실수요자들 기대했던 중도금 대출 ‘불가’

인근 집값 하락도 변수...‘계약률’ 촉각


한겨레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둔촌주공 시공사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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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최대규모 재건축 사업인 강동구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청약 일정이 임박한 가운데, 이 단지에 관심을 보였던 무주택자 상당수는 청약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요층이 가장 두터운 ‘국민’ 주택형인 전용면적 84㎡(33평형)의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 집 장만을 꿈꿔온 보통의 무주택자들은 소외된 채 ‘현금 부자’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8일 부동산 업계 말을 종합하면,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자 모집공고를 확인한 무주택 수요자들 상당수가 좌절감에 휩싸였다. 정부의 규제 완화 대책에 따라 지난 21일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 중도금 대출 대상이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높아졌지만, 25일 최종 승인된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의 분양가는 이 기준에서 살짝 벗어난 12억5천만~13억5천만원선에 책정됐기 때문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이번 일반분양 물량은 총 4786가구로, 이 가운데 전용 84㎡은 1237가구에 이른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해 말 총회를 거쳐 일반분양가를 3.3㎡당 3550만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이후 공사 중단, 유동성 위기 등 우여곡절을 겪은 뒤 지난달 사업을 재개하며 3.3㎡당 3900만원으로 희망 분양가를 높였고 강동구청 심의 결과 최종적으로 3.3㎡당 3829만원에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지난해보다 분양가가 오른 것은 원자잿값 상승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수요자들은 강동구청 심의에서 실수요자 배려 차원에서 전용 84㎡ 가운데 저층 가구는 12억원(3.3㎡당 3636만원) 이하 분양가도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가 ‘닭 쫓던 개’가 된 모양새다.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직장인 정아무개씨는 “전용 84㎡ 중 저층 세대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기대하고 있었는데 12억원 초과로 책정돼 실망했다”면서 “4인 가족이라 전용 59㎡로 가기는 어려운 만큼 다른 지역의 청약을 기다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중도금 대출이 막힌 둔촌주공 전용 84㎡는 결과적으로 ‘현금 부자’이거나 ‘부모찬스’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유리한 당첨 기회를 얻었으며, 전반적으로는 계약률이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용 84㎡ 이(E)타입 563가구와 59㎡ 시(C)타입 149가구는 이웃집과 주방을 마주 보는 설계로 인해 수요자들 사이에서 ‘수준 이하’라는 반응도 나온 상태다. 이는 사업 초기 9천가구로 계획됐던 전체 세대수가 1만2천가구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무리한 설계변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인근 아파트 실거래 값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둔촌주공 청약의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6일 둔촌주공 분양가와 비슷한 13억9천만원(5층)에 거래돼, 지난 2월 실거래가 18억9천만원(14층)에 견줘 5억원이 하락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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