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 미술의 세계

[금주의 pick] 밤에 보면 과식 부르는 드라마 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줄리아'. /HBO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웨이브 ‘줄리아’

외교관 남편의 요리 잘하는 아내 ‘줄리아’(새라 랭커셔). 틈틈이 쓴 프랑스 요리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보스턴의 공영방송 책 소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줄리아가 책 얘기 대신 직접 프렌치 오믈렛을 만들어 보이자, 활달하고 재치 넘치는 그의 요리 모습에 시청자들이 반응한다. 그는 미국 최초라 할 TV 요리 프로그램 ‘프렌치 셰프’를 진행하게 된다.

줄리아 차일드(1912~2004)는 1960년대 미국TV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로 명성을 얻었던 실제 인물. 여자들 부엌일 쯤으로 여겨지던 요리에 대한 인식을 바꿔 세상에 변화를 일으킨 한 여성의 인생 이야기가 따뜻하고 가슴 뭉클하다.

1화 ‘오믈렛’으로 시작해, 닭을 와인으로 삶는 스튜 ‘코코뱅’, 소고기 요리 ‘뵈프 부르기뇽’, 얇은 크레프 위에 오렌지 소스를 얹은 ‘크레프 쉬제트’와 ‘푸아그라’를 거쳐 8화에서 초콜렛 수플레로 마무리된다. 그 외에도 알 듯 모를 듯한 다양하고 아름다운 요리들이 끝없이 화면을 스쳐간다.

마지막 방송 녹화의 끝에서 줄리아는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겠다”고 말한다. “초콜렛 수플레 만드는 법을 터득하셨으니 이젠 그 맛에 흠뻑 빠지기만 하면 됩니다. 이건 요리뿐 아니라 삶의 비법이기도 하답니다. 본 아페티!” 삶의 비밀은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맛을 즐길 줄 아는 마음 같은 단순한 기쁨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시종 편안하며 유쾌한 드라마. 단 하나, 급격히 배가 고파져 과식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조선일보

이언 보스트리지. /인아츠프로덕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클래식 ‘겨울 나그네’

바야흐로 ‘겨울 나그네’의 계절이다.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12월 3일 오전 11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부른다. 보스트리지는 영국 케임브리지·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사학을 전공한 지성파 성악가. 슈베르트의 연가곡에도 애정을 기울여 수차례 음반으로 남겼고,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바다출판사)를 쓰기도 했다. 전날인 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바리톤 이응광이 ‘겨울 나그네’를 부르고, 같은 날 콘서트홀에서도 ‘겨울 나그네’를 음악극 형식으로 공연한다.

조선일보

'라 보엠'. /국립오페라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페라 ‘라 보엠’

또한 겨울은 ‘라 보엠’의 계절이다. 파리 청년 예술가들의 사랑과 꿈을 다룬 푸치니의 걸작은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시간적 배경 때문에 연말 연초에 특히 사랑받는다. 국립오페라단이 12월 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라 보엠’을 공연한다. 테너 강요셉·신상근, 소프라노 서선영·이윤경이 남녀 주인공인 로돌포와 미미를 나눠서 부른다. 지난해 영국 BBC 카디프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도 1·3일 무대에 오른다. 독일 지휘자 제바스티안 랑 레싱이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조선일보

'광부 화가들'. /프로스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극 ‘광부 화가들’

1934년 영국 광산촌에서 광부들의 미술 감상 수업이 열린다. 강사 라이언은 이론 지도의 무의미함을 깨닫고 “직접 그림을 그려보자”고 제안한다. 좁고 어두운 갱도에서 살아온 광부들은 그림을 처음 그리며 “뭔가 불이 켜지는 것 같았다”고 고백한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기억되는 극작가 리 홀은 이 작품에서도 예술 자체보다는 공동체의 생명력을 더 강조한다. 2010년 국내 초연 후 세 번째 무대. 정석용·강신일·이대연·문소리 등이 출연한다. 이상우 연출로 12월 1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조선일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쇼노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 뮤지컬에서 가장 압도적인 것은 무대 디자인(오필영)이다. 미국 뉴욕의 3층 아파트로 시작되는 무대는 마치 거대한 생물처럼 우아하면서도 기능적으로 움직이면서 장면을 바꾼다. 서사를 이끌 정도다.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판. 제롬 로빈스의 안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보다 라이브 뮤지컬로 볼 때 더 매혹적이다. 두 그룹의 격투 같던 춤은 남녀 주인공 토니와 마리아가 만날 땐 태풍의 눈처럼 고요해지며 비극을 예고한다. 김준수·박강현·고은성 등 출연. 내년 2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이태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