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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파면 공방' 2차전…국정조사·예산안 심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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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강공 모드'…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넘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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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이상민(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본회의 처리를 공식화했다. 왼쪽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새롬·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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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신진환·박숙현 기자] 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본회의 처리를 공식화하자,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을 시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모두 물러 섦 없는 '강공 모드'라는 점에서 향후 국정조사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나흘 남겨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도 빨간불이 켜질 조짐이다.

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오는 30일 당론 발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이 이 장관의 '파면'을 여러 차례 거부하자 강공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시했던 시한은 이날까지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참사 발생 한 달이 되기 전인 28일까지 이 장관의 파면에 관한 분명한 조치를 내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에 관해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나왔다. 민주당은 오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은 뒤 30일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1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2일 표결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당이 반대해도 169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해임건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에서도 이 장관 책임론이 제기되는 만큼 무난하게 당론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고위전략회의 브리핑에서 '당내 이의는 없나'라는 취재진 물음에 "참사 직후부터 수많은 구설과 실언을 보여온 이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 어떤 이견이 있겠나"라며 당내에선 논의가 무르익었다고 봤다. 또한 복수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여론 역시 이 장관 책임론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 '핵심 실세'로 꼽히는 이 장관에 대한 민주당의 파면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두고도 민주당은 '이상민 책임론'을 정조준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정부의 늑장 대응, 이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 등을 이유로 다시 파면론을 펼쳤다. 당시 여권 내에서도 경질론과 자진사퇴론까지 나왔으나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중심으로 이를 일축하면서 수그러들었다. 이후 여당과 국정조사 합의를 이끌고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다시 '파면론' 카드를 꺼낸 것이다.

다만 당내에선 해임건의안이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임건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거부하면 건의 대상은 사퇴하지 않는 한 해임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9월에도 '외교 참사' 책임을 이유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의결했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박 장관 해임건의안 때와 달리 이 장관에 대해선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우세해 대통령실도 거부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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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예고에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불참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정조사가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3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두번째)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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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당초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도 예고했으나 "추후 검토하겠다"며 속도 조절했다. 당내 강경파 중심으로 '탄핵'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실론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남아 정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 장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사례는 없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되거나 부결됐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해임건의안은 정무적인 성격이지만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결론이 나더라도 헌법재판소로 가서 법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또 각하될 경우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된다"며 "이 장관 거취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끌어 올리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 주도적인 공세 국면을 손에 쥐기 위해 정기국회를 마치기 전 가시적인 조치로 해임건의안이 제일 좋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어 "민주당으로선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사법 리스크)로 어려운 국면인데 당내에서 단합을 도모할 수 있고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지지층도 결집할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론이 돌아서면 전당대회를 앞두고 두쪽이 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강공' 결정에 국민의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정조사 합의 정신을 무시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며 보이콧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정조사를 하는 이유는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서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일"이라며 "미리 이 장관을 파면하라면, 국정조사 결론이 나기도 전에 요구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도 민주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국정조사의 목적은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마련하는 것인데, 민주당의 목적은 그게 아닌 듯하다"고 지적했다. 한 중진 의원도 "물론 경찰이 '윗선'을 수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여야가 합의한대로 국정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도 이 장관 파면 요구를 민주당이 철회하지 않으면 위원직 사퇴도 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국정조사를 하기도 전에 마치 국정조사가 합의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목표를 정해놓고 주장하는 행안부 장관 파면 요구를 즉시 철회하라"며 "이태원 참사를 정부 퇴진의 불쏘시개로 삼으려는 정략적 기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 정략적 국정조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국조위원 사퇴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으로 첫발을 디딘 국정조사와 내년도 예산안 막바지 심사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장관 파면과 국정조사·예산안 심사는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까지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했다.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라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 거취 문제로 또 다른 정쟁거리를 만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보이콧 예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조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다음 달 2일인 법정 시한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와, 세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끝내 파행했다. 정치권에선 이 장관 파면 공방이 국정조사와 예산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여야 힘겨루기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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