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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 '약한영웅' 박지훈 "외로운 아이 '시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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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웨이브 드라마 '약한영웅' 배우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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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드라마 '약한영웅'은 4분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계 '파란'을 일으킨 작품이다. 올해 국내외 작품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상황 속 '약한영웅'이 4분기 '영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약한영웅'은 공개 직후 단숨에 웨이브 2022년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했고 해외에서도 아이치이(iQIYI) 미국과 대만을 비롯해 미주 '코코와(KOCOWA)'를 통해 공개된 '비키(ViKi)' 채널에서도 평점 9.9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약한영웅' 신드롬 중심에는 배우 박지훈이 있다. 모난 데 없이 예쁜 외모와 빼어난 춤·노래 실력으로 무대를 쥐락펴락하던 그는 드라마 분야까지 스펙트럼을 넓혔다. JTBC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2019), 카카오TV '연애혁명'(2020), KBS2 '멀리서 보면 푸른 봄'(2021) 등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던 그는 웨이브 드라마 '약한영웅'을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약한영웅'은 제게 색다른 충격을 안겨준 작품이에요.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건지…. '박지훈이 아니라 연시은으로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았는데 그게 제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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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드라마 '약한영웅' 배우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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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안수호'(최현욱 분), '오범석'(홍경 분)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혼을 갈아 넣은 작품이에요. '시은' 캐릭터를 연구하고, 구축해나가는데 정말 많은 공을 들였어요. 제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했죠."

박지훈은 공부 외 아무것에도 관심 없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연시은' 역을 맡았다. 만년 2등 '전영빈'의 괴롭힘이 날로 심해지고 학교생활마저 위태로워지자 그는 전력을 다해 맞서 싸운다. 외로운 삶을 살던 그에게 '안수호'(최현욱 분), '오범석'(홍경 분)이 찾아오고 그의 삶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웹툰 속 '시은'과 드라마 속 '시은'에 차이를 두려고 했어요. 웹툰 속 '시은'은 너무 완벽해서 사기 같은 캐릭터잖아요? 드라마 캐릭터로 보면 현실적이지 않을 거로 생각해서 싸움을 조금 덜 잘하도록 설정했어요. 저희는 웹툰보다 사실적인, 우정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싶었어요."

가수 박지훈을 아는 시청자들에게 '약한영웅' 속 '연시은'은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해사하게 웃는 얼굴로 무대를 쥐락펴락하던 그가 모든 표정을 지운 채 세상에 맞서는 모습이 너무도 큰 괴리를 느끼게 했던 터.

"표정을 많이 짓는 일을 직업으로 삼다 보니 (드라마를 통해 표정을 없애는 일이) 더욱 편하게 느껴졌어요. 오히려 '뭐든 표현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는 드라마를 보며 자신에게 없던 낯선 표정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8화 장면을 예로 들며 "촬영할 때는 미처 몰랐다"라고 운을 뗐다.

"8화에서 '범석'을 차마 때리지 못하고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아, 내게도 저런 얼굴이 있었구나' 놀랐어요.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있었는데 촬영할 때는 몰랐거든요. (감정이)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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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약한영웅' 배우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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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눈빛 연기를 보여줘야 했던 '시은'. 박지훈은 그의 감정을 눈으로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말죽거리 잔혹사' 권상우 선배님을 보면서 눈빛 연기를 연습했어요. 감정을 눈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시은'이 내레이션하며 액션을 펼치는 건 '아저씨' 원빈 선배님을 참고했어요. 무표정하고, 냉철한 모습이 드러나는데 '시은'에게도 그런 면모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시은'이 가질 수 있는 무서움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박지훈은 '연시은' 캐릭터를 위해 외적으로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액션 스쿨을 다니며 액션을 익혔고 5kg가량 체중 감량하기도 했다.

"5kg 정도 체중을 감량했어요. 캐릭터를 위해서 근육도 함께 빼려고 했죠. 제가 몸에 근육이 조금 있는 편이거든요. 또 걸음걸이며 앉은 모양새까지 구부정하게 만들었고 예쁜 모습보다는 푸석푸석한 이미지를 담고 싶어서 노력했어요."

드라마 '약한영웅'이 소년들의 우정과 성장을 담은 작품인 만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의 친분에 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박지훈은 홍경, 최현욱과 늦게 친해진 편이라며 솔직하게 답변했다.

"1화를 찍을 때만 해서 서먹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오히려 드라마에는 도움이 된 거 같더라고요. 극 중 '시은'이와 '수호' '범석'처럼 차근차근 빌드업해서 가까워지는 느낌이 나서 좋았어요. 지금은 정말 친해져서 한 명이라도 없으면 허전한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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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홍경, 최현욱,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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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범석' 역의 홍경, '수호' 역의 최현욱에 관해 아낌없는 칭찬을 전하기도 했다. 두 배우와 호흡을 맞출 때면 함께 있는 공간이 뜨거워질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라서 많이 배웠어요. (홍)경이 형은 정말 정석적인 배우예요. 장면 장면 몰입감이 대단하고 집중력이 뛰어나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최)현욱이는 한마디 대사를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는 친구예요. 가진 게 정말 많죠. 사전에 준비도 철저히 해서 배울 점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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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드라마 '약한영웅' 배우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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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은 '약한영웅'을 찍으며 자신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기도 했다. 아역배우로 데뷔해 일찍이 가수를 꿈꾸며 연습생 생활을 해왔던 만큼 학창 시절 추억이 적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친구가 많이 없었어요. '약한영웅' 속 등장인물들과 같은 우정을 쌓지도 못했고요. 연습생을 일찍 시작해서 친구도 많지 않고 조퇴를 많이 해서 학교에 대한 추억도 많지 않아요. 경험이 없어서 오히려 (작품에는) 도움이 됐어요. '시은' 역시 외로운 아이잖아요? '시은'에게 '수호' '범석'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저는 (시은의)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는 '약한영웅'으로 이미지 변신하고 스펙트럼을 확장하는데 만족감과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박지훈을 생각하면 귀여운 이미지를 떠올리시곤 했잖아요. 이 작품으로 하여금 '박지훈에게 비단 귀여운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니구나' 생각하시게 된 거 같아서 기뻐요. 시청자뿐만 아니라 감독님들도 그러시겠다고 생각해요. '이 친구가 이런 이미지도 소화할 수 있구나' 그런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제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인정받고 싶어요."

아주경제=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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