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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체포 두렵지 않다” ‘노출 금지’ 카타르서 가슴골 드러낸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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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크로아티아전이 열린 지난 23일과 28일 빨간색 체커보드 무늬의 옷을 입고 경기장에 방문한 이비나 놀(26).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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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모델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2022 카타르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화제가 됐다. 카타르는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여성에 대한 복장 규율이 엄격한 국가 중 하나다.

28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축구팀 팬인 이비나 놀(26)은 크로아티아전이 열릴 때마다 크로아티아를 상징하는 빨간색 체커보드 무늬의 옷을 입고 경기장에 방문했다. 지난 23일 열린 크로아티아-모로코 경기에서는 몸에 딱 붙어 체형이 훤히 드러나는 긴 원피스를, 28일 열린 크로아티아-캐나다 경기에서는 가슴팍 부분이 깊게 파인 튜브톱 형식의 미니드레스를 착용했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카타르와의 협의를 통해 이번 월드컵 기간에 유례없는 복장 규정을 내고 “남성은 최소 무릎 아래까지 가리는 바지를 착용해야 하고, 여성은 수영장과 해변 주변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항상 몸을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맨발에 슬리퍼 차림 역시 곤란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타르 관광청도 월드컵을 앞두고 “모든 관광객은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노출을 피함으로써 현지 문화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 한다”고 했던 바 있다.

하지만 놀은 이 규정과 거리가 먼 옷을 입은 채 당당하게 경기장에 등장했다. 놀은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복장 규정을 듣고 충격받았다. 내게는 이 부위를 다 가릴 옷이 없다”며 “유럽에서 무슬림의 히잡과 니캅을 존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카타르도 우리의 삶의 방식과 종교, 나아가 이런 드레스를 입은 나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옷 때문에 체포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내 드레스가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어 “막상 도착하고 나니 내가 옷 입는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에 놀랐다”며 “정부 건물을 제외하고는 원하는 모든 것을 입을 수 있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지에서 반응이 좋다며 “많은 카타르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한다”고 했다.

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관련 사진을 직접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네티즌은 놀을 응원하며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당당하게 입는 모습이 멋있다” “애초에 월드컵에서 복장 규율이 존재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카타르에서는 카타르 문화를 따라라” “당신은 이슬람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 “체포될 수도 있는데 두렵지도 않나” 등 비판적인 반응도 있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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