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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첫째 120만원 첫 월급 기뻐했는데" 10대 형제 사망 뭘 놓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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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생활고에 부모 직업 없고, 빚 있어"

현장선 9장 썼다 고친 유서 추정 메모 발견돼

인천 서구청 "지자체 관리하는 복지 지원 대상 아냐"

위기의심가구 데이터에 해당 안 돼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인천 한 빌라서 10대 형제가 숨지고 40대 부모가 중태에 빠진 가운데 숨진 자녀 중 첫째가 최근 현장실습에 나가 월급도 받는 등 사회생활에 열의를 보였다는 증언이 제기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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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뉴스1에 따르면 숨진 고3 A군(18)이 다니던 학교 한 관계자는 A군이 3학년 2학기부터 업체 현장 실습이 가능해지면서 지난달 11일 인천에 있는 한 수도관 제작 업체에서 일해왔다고 밝혔다. A군은 “취업을 해야 한다”며 실습에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A군은 업체에서 제품 디자인 업무를 맡아 열심히 일했고, 최근 월급 120여만원을 받은 뒤 기뻐했다”며 “디자인 관련 국가기술자격증도 취득해 교육청에서 100만원의 국가기술자격증 지원비도 받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군은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고, 성적도 우수한 학생이었다”며 “A군이 일한 업체에서도 A군이 성실해 아주 만족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져 학교와 업체 측에서도 많이 놀랐다”고 설명했다.

A군은 사망 전날인 지난 24일 실습 업체에 전화해 ‘집안에 일이 있어 25일 출근이 어렵다’고 알린 뒤 출근하지 않았다. 이후 25일 오전 11시41분쯤 경찰·소방 당국이 인천 서구 한 빌라에서 10대 A군 형제와 40대 부모 등 일가족 4명이 집안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A군이 재학 중인 특성화고등학교 교사가 당일 현장 실습에 A군이 나오지 않자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형제는 발견 당시 숨진 상태였고, 부모인 40대 B씨 부부는 의식을 잃은 상태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에 빠졌다.

경찰은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지만, 생활고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 모두 확인된 별다른 직업이 없고 빚이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 서구청 측은 해당 가구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복지 지원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구축, 위기의심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단전, 단수, 건보료(건강보험료) 체납, 기초생활수급 탈락 및 중지, 금융 연체 등 34종의 위기 정보를 빅데이터로 수집·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가구는 34종 위기 정보에 한 번도 해당되지 않았으며 약 10년 전 이사 온 이후에도 복지 상담 등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집 안에서 나온 유서 추정 메모에는 ‘부검과 장례식은 하지 말고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서는 썼다 고치기를 9장에 걸쳐 반복한 흔적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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