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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콩쿠르 1위, 대단하지 않아... 소외계층 위해 연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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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피아니스트 임윤찬 <베토벤, 윤이상, 바버> 발매 기자간담회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한 공연의 실황 앨범을 내놓았다. 지난 6월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임윤찬의 앨범 <베토벤, 윤이상, 바버>의 발매를 기념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는 임윤찬과 광주시립교향악단의 홍석원 지휘자가 함께했다.

"베토벤의 유토피아·우주 보여줄 것"
오마이뉴스

▲ 피아니스트 임윤찬 ⓒ 유니버설뮤직



이 앨범은 지난달 8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광주시향과 함께 선보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의 연주 실황을 담은 것이다. 임윤찬이 앙코르로 연주한 몸포우 '정원의 소녀들', 스크리아빈 '2개의 시곡' 중 1번, 음악 수첩 등 3곡도 수록됐다.

임윤찬은 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선택했을까. 이 질문에 그는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황제'를 듣다보니 그때의 제 부족한 귀에는 너무 화려하게 들리고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황제'에 대한 애정이 작년까지만 해도 생기지 않았는데 최근에 (코로나로) 나가지 못하고 매일 방안에서 연습을 하다가 '황제' 협주곡을 다시 들었는데 느낌이 달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생각보다 화려한 곡이 아니라, 사실은 베토벤이 자기가 꿈꾸는 유토피아, 자신이 바라본 우주를 그렸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올해 이 곡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이 곡을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라고 답변했다.

실수가 녹음될 수도 있고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실황으로 녹음한 이유가 있을까. 이 질문에는 "저도 많은 음반을 들어왔는데 라이브 앨범이 스튜디오 녹음보다 더 좋고, 훨씬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 녹음은 자칫하면 너무 완벽하게 하려는 압박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이 수많은 가능성을 잃게 된다. 또 어떨 때 보면 스튜디오 레코딩은 누가 치는지 모를 정도로 무난한 연주가 나올 수 있어서 저는 라이브 레코딩이 좋고, 관객과 나누는 호흡 그대로가 담긴다는 점 등에서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임윤찬이 생각하는 '대단한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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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임윤찬 ⓒ 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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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했지만 그는 그것이 "대단한 업적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임윤찬에게 '대단한 업적'이란 건 무엇일까. 이 물음에 그는 "확실히 콩쿠르에 1등해서 연주를 하고 다니는 그런 건 대단한 게 아니긴 하다"라고 인정하며 운을 뗐다.

"제가 생각하는 음악가로서 대단한 업적이라고 한다면... 근본이 되는 일을 하는 게 뭐가 있을까 오랫동안 고민해 봤는데, 저는 예전부터 만약 신이 있어서 저에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음악을 못 듣는 사람들을 연주에 부르는 게 아니라 제가 그분들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보육원 혹은 호스피스 병동,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는 학교 같은 곳에 직접 제가 가서, 아무런 조건 없이 연주하는 것이다. (공연장으로의) 초대가 아니라.

사회 나가서 절대 음악회를 볼 수 없는 그런 분들을 위해서 제가 직접 가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대단한 업적이다. 관객의 티켓 값을 받아서 누군가를 후원한다든가 그런 것들이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질적인 후원이 아니라) 그런 분들을 위해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도 곧 그런 것들을 할 것이다. 제가 원하는 대단한 업적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임윤찬의 말처럼 음악 그 자체를 후원하고 나누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다고 그는 생각하는 걸까. 이 질문에 그는 "돈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음악으로 기부하는 게 왜 중요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민해 봤는데, 그분들이 몰랐던 또 다른 우주를 열어드리는 과정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어떤 위대한 수학자나 과학자가 강의를 하러 온다면 저에게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처럼 음악회에 못 오시는 분들에게 제가 가서 음악을 나누면 그들이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인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에게 제가 꼭 가야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죽기 전에 경험하지 못할 것을, 비록 부족한 사람이지만 제가 가서 연주를 함으로써 뭔가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돈 그 이상의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물었다. 이 질문에 임윤찬은 "저는 제가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일 다치게 되면 내년에 제가 피아노를 관둘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미래의 계획을 지금 섣불리 이야기해버리면 약속을 못 지키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모르겠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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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임윤찬 ⓒ 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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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화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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