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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현빈의 안중근 연기 … 누가 관객 심장 저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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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화 '영웅'에서 도마 안중근 의사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 【사진 제공=JK필름·CJ ENM】


'이토는 죽었는가? 이토가 죽었다면, 나의 목숨이 이토의 목숨 속에 들어가서 박힌 것이다.'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하얼빈'에서 적지 않은 독자가 밑줄을 그으며 가슴을 쳤던 가장 유명한 문장이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그의 목숨과 세상의 의를 맞바꾸려 한 선택의 결과물이며, 그가 남긴 위대한 총성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아 정의를 향한 우리의 정신을 울린다.

올해 말부터 다가오는 새해에는 '항일투쟁사'가 한국 영화계의 중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도마 안중근의 삶과 죽음을 중심에 둔 전혀 다른 색채의 영화 두 편이 만들어지는 데다 1923년 일본에서 자행됐던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 '소환(召喚), 1923년 9월 간토'도 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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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생전 사진


가장 먼저 대중을 만나는 작품은 '쌍천만 감독' 윤제균의 영화 '영웅'이다. 시점은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 의사가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하기까지 고뇌에 찬 시간을 그렸다. 주연은 2009년 처음 초연한 뒤 13년간 9차례 공연된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을 연기한 배우 정성화가 캐스팅돼 죽는 순간까지 한 인간에게 벌어졌던 이야기를 들려줄 전망이다.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역은 배우 나문희, 이토에게 접근하는 독립군 정보원 설희 역은 배우 김고은이 열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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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영화는 그해 3월 초 안 의사가 항일투사 11인과 함께 동의단지회를 결성하고 왼손 넷째 손가락 첫 관절을 잘라 '大韓獨立(대한독립)'을 썼던 '단지동맹'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성공을 거둔 뮤지컬이 원작인 데다 뮤지컬에 나온 넘버(극에 사용된 노래)가 영화에서 어떻게 재현될지, 영화 '국제시장' '해운대'로 천만 관객 영화 2편을 만든 윤 감독이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만드는 신작이 어떨지 주목된다.

정성화는 최근 제작보고회에서 "처음 윤제균 감독님께서 제 공연 '영웅'을 보러 오셔서 '성화야,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려고 한다'고 하실 때만 해도 제가 영화에서 안중근 역을 맡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관객이 저를 안 의사라고 믿을 정도로 빼야 한다고 하셔서 체중 86㎏의 거구였던 몸을 14㎏ 감량했다"고 털어놨다. '영웅'에 나오는 노래는 배우들이 모두 현장에서 라이브로 불렀다. '영웅'은 다음달 21일 개봉하며 직전 주인 14일 개봉하는 '아바타 : 물의 길'과 함께 극장에 걸릴 전망이다.

안 의사의 하얼빈 독립투쟁사를 생생하게 그린 또 다른 영화 '하얼빈'은 '영웅'과는 전혀 다른 결을 예고한 영화다. 지난 20일 촬영을 시작한 '하얼빈'은 일단 안중근 의사 역을 맡은 배우 이름부터 빛난다. 현빈이다. 영화 '영웅'의 정성화가 묵직한 성량으로 관객의 심부를 자극한다면 영화 '하얼빈'은 현빈의 호소력 짙은 눈빛이 기대를 모은다. 안 의사와 거사를 도모하는 독립투사 우덕순 역에는 배우 박정민, 독립투사 김상현 역에는 배우 조우진이 각각 낙점되는 등 출연진 한 명 한 명의 무게가 남다르다. '하얼빈'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독립투사들의 하얼빈 첩보 액션을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 '암살'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하얼빈'은 눈길을 끄는 캐스팅보다 감독 이름에서 더 빛이 난다. 영화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 '마약왕'을 만든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브로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생충' '버닝' '곡성' '설국열차' '마더'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은 홍경표 촬영감독이 참여한 신작이란 점, 최근에야 재조명되는 러시아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역할과 비중이 크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다큐멘터리 전문제작사 인디컴은 내년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아 추도 다큐멘터리 '소환, 1923년 9월 간토'를 시민단체 독립과 함께 제작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간토학살은 1923년 일본 간토대지진 때 6661명의 희생자(독립신문 발표 기준)를 낸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당시 규모 7의 대지진은 10만명의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를 냈는데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켜 방화하고 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풀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조선인 수천 명이 일본 군인, 경찰, 민간 자경단에게 어처구니없이 살해됐다. 일본인은 조선인에게 '주고엔 고짓센(15엔 50전)'을 발음하게 하고 발음이 어색하면 조선인으로 간주해 살해했다.

전 국민이 분노하는 위안부 문제와 달리 간토학살은 아직 국민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지난 9월엔 '간토학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박덕진 시민단체 독립 대표는 "완성된 다큐멘터리는 극장과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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