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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성폭행 범죄, 여성 옷차림 때문” 도의원 발언에… 민주당 여성의원들 긴급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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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경기도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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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이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앞서 국민의힘 소속 문병근 경기도의원이 ‘성폭행 발생은 여성들의 옷차림 때문’이란 취지로 발언했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 발생이 여성들의 옷차림 때문이라는 발언으로 피해 여성들에게 성폭행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한 문 의원을 규탄한다”며 “잘못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문 의원은 지난 22일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소관 경기도 여성가족국 예산심의 과정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시대착오적인 망언으로 여성들을 경악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여름철에 성폭행 빈도가 증가한다면서 (성폭행은) 스토킹하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은 복장에서도 많은 요인이 발생한다고 본인은 판단한다. 우리가 사후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 예방 교육을 하면서 그런 것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좀 든다. 성폭행 예방을 위해서는 여성의 단정한 옷차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고 했다.

이어 “문 의원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면서도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법무부가 의뢰해 형사정책연구원이 수행한 ‘성범죄 원인 및 발생환경분석을 통한 성범죄자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결과에서도 성범죄는 여성들의 외모나 옷차림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계획적인 범죄가 68%로 성범죄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범행장소도 피해자 주거지가 36.3%로 가장 높았다. 성폭행의 경우 범죄자가 사전에 피해자를 물색한 후 치밀한 계획을 짜고 범행에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의 옷차림이 성폭행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다. 성폭행의 유일한 책임자는 오직 가해자일 뿐”이라며 “여성의 옷차림에 대해 교육할 것이 아니라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가해자를 철저하게 엄벌로 다스리고, 성폭행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만이 또다른 성폭행 피해자를 막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엄연한 사실관계가 있는데도 문 의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성폭행 발생의 원인을 피해 여성에게 돌리면서 옷차림에 대한 교육 강화를 주장한 것”이라며 “문 의원의 발언은 사실관계의 왜곡뿐 아니라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2차 가해이기도 하다”고 했다.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문 의원의 해당 발언은 지난 22일 열린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회의에서 나왔다.

당시 문 의원은 김미성 경기도청 여성가족국장에게 '성폭행 발생 빈도가 높을 때가 언제인지 아시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국장이 “휴가철인 7, 8월”이라고 답하자 문 의원은 “왜 그럴까?"라고 다시 물은 뒤 “대한민국은 그런 제도가 없는데 선진국은 그런 제도가 있다. 원인 제공, 여성들의 옷차림에서”라고 주장했다.

김 국장이 “동의하기 어렵다”고 수차례 반박했지만, 문 의원은 “특정인을 스토킹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장에서도 많은 요인이 발생한다고 본인은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후에 (성폭력 피해자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폭력)예방 교육하면서 그런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되지 않겠나. (성폭력 예방) 교육 내용에 그런 내용은 전혀 안 들어가 있다"며 "그런 부분도 철저하게 국장님이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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