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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론자 만났다" 일파만파...트럼프 대선가도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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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인 우월론자와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화당 내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이끌지 못해 '트럼프 책임론'이 불거지고, 세금 내역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 등 사법리스크가 커진 데 이어 악재가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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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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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트럼프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유명 힙합 가수 카니예 웨스트, 극우 정치평론가 닉 푸엔테스와 만찬을 즐겼단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최근 '예'로 이름을 바꾼 카니예 웨스트는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아디다스를 비롯한 각종 광고·방송에서 퇴출당했으며, 닉 푸엔테스는 백인 우월론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와 이들의 회동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공화당·와이오밍주)은 "트럼프는 친푸틴 백인 우월주의자와 어울려 다니고 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종종 트럼프에 대해 비판 발언을 해온 아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 역시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허친슨은 CNN과 인터뷰에서 "모범이 돼야 할 리더가 인종주의자, 반유대주의자를 만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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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2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힙합 가수 카니예 웨스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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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트럼프 인사로 꼽혔던 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백인우월주의, 신나치주의 표현은 공화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심각한 판단력 부족"이라며 "트럼프는 더는 지지할 수 없는 후보가 됐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일단 비난의 화살을 예에게 돌리고 있다. 자신은 "예가 조언을 구해 면담에 응했을 뿐"이라며, 푸엔테스가 누군지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예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는 닉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고 말한 영상을 공개한 탓에, 트럼프가 닉을 긍정적으로 평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푸엔테스는 최근 푸틴과 탈레반 지지 발언 등으로 '공적'이 됐다.



'트럼프 책임론' '사법 리스크' 속 또 다른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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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로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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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들은 중간선거 고전 이후 트럼프의 공화당 내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기류 속에서 이번 사건이 터졌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대표적인 친트럼프 언론으로 꼽히는 폭스뉴스마저 트럼프에 대한 보도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트럼프의 대선 출마 연설 중계를 중간에 끊어버리고,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이 해제됐단 뉴스보다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소식이 더 관심받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런 악재가 계속된다면, 더는 트럼프 앞에 움츠러들지 않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항마'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중심으로 집결할 것이란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곁에서 이런 상황을 제대로 조언해주는 참모가 전무하단 점을 '사고'의 원인이라 짚으며, 이런 일이 언제든 또 터질 수 있다고 전했다. CNN 방송 역시 아직 트럼프가 공화당 선두주자인 것은 확실하지만 "당 장악력이 느슨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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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정치평론가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닉 푸엔테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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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트럼프의 입' 노릇을 했던 존 볼턴마저 차기 대선 주자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공개적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1년 6개월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볼턴은 26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이후 많은 사람이 트럼프를 머릿속에서 지웠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트럼프에 대한 당내 지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승리를 원한다면 트럼프는 정답이 아니다"란 말도 덧붙였다.

북미 협상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와 대립하다 해임된 볼턴은 지난 2020년엔 각종 내막을 담은 『그 일이 벌어진 방』을 출간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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