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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먼저 정하고 주주 확정해야”… 외국인 투자등록제는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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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의 국제 정합성 제고를 주제로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금융위는 지난 9월 15일 1차 세미나를 시작으로, 10월과 11월 각각 2차, 3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날 4차 세미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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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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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세미나들에서 국내 제도의 글로벌 정합성이 떨어지는 것이 우리 자본시장의 주된 디스카운트 요인임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외국인 장외거래 범위 확대·영문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배당금액을 먼저 결정하고 이에 따라 투자자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적극 개선하고, IPO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주관사 역할 강화·상장일 가격 변동 폭 확대 등 다양한 정책들을 조속히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 첫 번째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스탠다드 수준의 투자환경 조성’을 주제로 배당절차 선진화와 배당 활성화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배당절차는 12월 말 배당기준일이 정해지고 다음 연도 3월 정기주총에서 배당액이 결정되는 ‘선(先)배당 기준일 후(後)배당액 확정’이 일반적인데, 이에 대해 여러 국제기관에서 국제적 관행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면서 “배당받을 주주가 배당액보다 먼저 결정되기 때문에 1월부터 3월까지 배당 여부 및 확정 배당액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황인 ‘깜깜이 기간’이 생기면서 투자자에게 충분한 주가 관련 정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난 다음에 배당기준일을 설정하는 ‘선(先)배당금 확정 후(後)배당기준일’방식으로 기업이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법 개정 등 다양한 개선 노력이 있었지만, 배당실무는 크게 변화하지 않은 실정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2020년 12월 상법 개정으로 어느 정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반드시 법 개정이 필요하다기보다는 법령 해석 등을 통해 기업이 자율성을 가지고 배당액 확정일과 배당기준일을 전환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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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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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외국인투자제도 개선방안’의 초안을 공개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6월부터 관계부처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외국인 투자자가 오래 제기해온 불편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실무안을 마련하는 데 힘써왔다.

이날 초안에는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 폐지 △통합계좌 활성화 △외국인 장외거래 유연화 방안이 담겼다.

송 상무는 “현행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는 1992년 도입된 제도로, 이후 한 번도 개선되지 않고 고착화됐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사전등록 의무를 폐지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인 여권번호와 법인 LEI 번호로 대체하여 투자 편의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등록된 외국인 투자는 그대로 유지하고, 신규 투자자에 대해 LEI나 여권번호를 이용해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고 증권사가 외국인 아이디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등록제도 폐지로 외국인거래동향 등 거래 정보 파악이나 시장감시가 어려워질 것이란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깜깜이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외국인 거래 동향 등은 ‘외국인 투자관리 시스템(FIMS)’에 따라 현재와 동일한 수준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제도를 폐지한다고 해도 거래내역이 다 남기 때문에 공매도나 불공정거래의 경우 사후적으로 얼마든지 적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통합계좌(옴니버스 계좌)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현재 통합계좌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최종투자자별로 결제 즉시 투자내역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어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투자내역 보고 의무를 폐지하고, 금융당국이나 국세청 등에서 감독·과세 목적으로 필요할 때 최종투자자 정보 및 세부 투자내역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현재 장내거래를 원칙으로 제한적으로만 장외거래가 가능한 외국인 장외거래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송 상무는 “현재 장외거래 허용범위가 좁고, 사후 신고 시 신고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사전신고 대상을 늘리고, 현재 서류 제출이 필수적인 몇 가지 대상에 대해서는 사후신고 절차를 생략하거나 최대한 FIMS를 통해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문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 위한 방안도 밝혔다. 송 상무는 “현재 거래소는 영문번역서비스와, 거래소공시·수시공시에 대한 자동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 같은 정기 공시에 대한 정보 부족에 대해 외국인투자자들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송 상무는 “같은 코스피 상장기업이라도 공시 역량 차이와 필요가 크기 때문에, 단계적 의무화를 통해 영문공시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번역 인프라 등을 활용할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 상무는 “오늘 공개된 자본시장 국제 정합성 제고 관련 정책과제 초안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투자자와 외국계 기관 등의 의견을 청취해 연말~연초 사이에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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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패널토의가 진행되고 있다./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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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전문가들은 배당문화 선진화를 위해서 기업을 움직이게 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기환 인하대학교 금융투자학과 교수는 “자본이득세가 없고 배당소득세만 존재하는 한 배당 유인에 대한 여지가 크지 않다”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함께 배당소득세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도 “굳이 획일화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실효성을 위해 회사 정관을 통해 각 회사가 자율적으로 배당기준일과 배당확정일을 정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도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투자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논의되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고, 글로벌투자은행 UBS의 변중석 상무는 “당국에서 통합계좌를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하게 바꿔준다는 부분을 특히 환영한다”면서 “장외거래에 대해서도, 외국인 한도 관리가 필요한 종목이 아닌 경우에 사전 승인에 따른 규제 실익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외국인투자등록제와 배당 문제의 경우 세제나 여러 분야와도 관련되어 있고, 이미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던 제도들이라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면 시장에 혼란과 혼선을 줄 수 있다”면서 “유관기관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기업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정책과제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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