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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조카, 정권 비판하다 체포…‘히틀러’ 거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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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파리데흐 모라드카니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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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외조카인 파리데흐 모라드카니가 정부에 대한 비판 행보를 거듭해오다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체포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영상에서 ‘살인적인 정권’이라며 이란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외삼촌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견하는 독설도 서슴지 않았다.

파리데흐의 오빠인 마흐무드 모라드카니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여동생이 이란 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SNS에 공개했다. 파리데흐는 이 영상에서 “이란 정권은 종교적 원칙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며 오로지 권력 유지를 위한 무력 사용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히잡 시위와 관련해선 “여성들이 이 가부장적 사회 안에서 숨겨진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진정한 힘은 근육이 아닌 생각에서 나오는 것임을 용기 있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데흐는 외삼촌인 하메네이를 향한 독설도 쏟아냈다. “우리는 독재자들의 억압을 언제까지 목격해야 하는가”라며 “히틀러와 무솔리니, 차우셰스쿠, 카다피, 후세인, 호메이니와 하메네이의 경험으로 충분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각국 정부를 향해서는 “살인적인 (이란) 정권을 지원하는 것을 멈추고, 외교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모라드카니가 최근 이란 당국에 구금되기 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를 비판해 온 파리데흐는 지난해 10월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마지막 황제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미망인 파라 디바를 칭찬한 뒤 당국에 체포된 바 있다. 그 뒤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지난 23일 불분명한 이유로 다시 구금돼 15년형을 복역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데흐는 하메네이의 여동생인 바드리 호세이니 하메네이의 딸로 알려진 인물이다. 바드리는 이란이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1980년대에 가족들과 사이가 틀어진 뒤 이라크로 피신했다. 그의 남편인 알리 모라드카니 아란게흐는 야권 인사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1979년 이슬람 혁명에 반대해 반정부 인사로 분류된 바 있다.

이란 고위급 인사들의 일가 내부에서 이슬람 공화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딸인 파에제 하셰미 역시 이란 당국의 권위주의에 맞서왔으며, 2012년 흑색선전 혐의로 징역 6개월이 선고된 바 있다. 여성들의 권리를 강조해온 그는 히잡 시위가 발생한 뒤엔 ‘폭동 선동’ 혐의로 보안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요 반정부 인사들을 체포한 뒤 중형에 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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