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법 위반했지만, 고의 아냐”…드라마 제작사 무혐의라는 검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 등

28일 고용노동부·검찰 규탄 회견


한겨레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태종 이방원> <꽃피면 달 생각하고> <연모>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 93명은 최근 검찰로부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에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했다고 인정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드라마 제작사들이 고의로 그런 건 아니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각 드라마 포스터 KBS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검찰이 드라마 제작사들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도 “고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려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드라마 방송제작 현장의 불법적 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제작사의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검찰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에는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문화예술노동연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9월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이 제작했거나 제작에 관여한 드라마 6개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한국방송과 드라마제작사들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드라마는 <국가대표 와이프> <꽃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 <연모> <학교 2021> <신사와 아가씨> 등 6개이고, 제작사는 한국방송 본사와 한국방송 자회사 몬스터유니온, 외주제작사 아크미디어, 레몽레인, 킹스랜드, 지앤지프로덕션 등 6곳이다.

한겨레

28일 ‘드라마 방송제작 현장의 불법적 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 김효실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발 1년 여가 지난 최근에서야 검찰은 <태종 이방원> <꽃피면 달 생각하고> <연모> 제작과 관련한 몬스터유니온, 아크미디어, 한국방송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혐의 없음)을 내렸다. 공동행동이 지난 23일 받은 검찰의 불기소 이유 통지문에는 “피의사실과 불기소 이유는 특별사법경찰관(근로감독관)이 작성한 의견서에 기재된 내용과 같음”이라고 쓰여있었다. 검찰 송치 전 고용노동부의 특사경(근로감독관)이 수사한 결과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을 낸 것을 따른다는 의미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 특사경은 해당 고발 건에 대해 “(드라마 <태종 이방원> <꽃피면 달 생각하고> <연모>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 93명은 근로자로 판단된다”면서 “근로계약서 미작성 및 미교부에 대하여는, 당사자의 진술 및 제출 자료에 의거해 위반 사실은 확인된다”고 의견서에 명시했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사들이) 고의적으로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어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이라고 최종 판단했다. 한국방송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공동행동은 ‘고의성이 없다’는 제작사들의 이야기는 변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2018~2019년 고용노동부는 한국방송 등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제작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벌여 팀원급 스태프 수백명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바 있다. 이번에 고용노동부와 검찰이 “고의적으로 볼 수 없다”며 불기소 판단한 제작사인 몬스터유니온은 2019년 드라마 <국민 여러분> 제작 현장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시정 조치를 받기도 했다.

한겨레

‘드라마 방송제작 현장의 불법적 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28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고장을 접수했다. 김효실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강은희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몬스터유니온이 스태프가 근로자인 걸 몰랐다는 검찰과 고용노동부의 판단은 고용노동부가 스스로 2019년에 행한 근로감독 결과를 부정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심지어 드라마제작사협회는 2018년 노동조합과 앉아서 표준근로계약서를 현장에 적용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런데도 정말 스태프들이 근로자인걸 몰라서 근로계약서 작성 안 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라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항고장을 접수하려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 김기영 지부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법이 잘 적용되도록 감독하고 처벌해야 하는 고용노동부와 검찰이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불법 제작에 면죄부를 주고 있기에 아직 방송제작 현장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고의성이 없다’는 변명을 인정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작사들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촬영할 것으로 예상되어 더욱 문제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동행동은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며 항고장을 접수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자유! <한겨레>를 네이버에서도 만날 자유!!
▶▶함께해서 더 따뜻한,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한겨레는 이번 취재에 대통령 전용기를 거부합니다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