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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로 우울 늘고 결혼 줄었다…실업 증가 여성에 더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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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은 국민 삶 전반에 영향을 줬지만 특히 우울·실업 등의 타격은 여성에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영업시간 제한이나 모임 금지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비 지출 감소는 오락 스포츠 등 여가 관련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는 감염병이 미친 사회·경제적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10개 지표를 선정해 단기 모니터링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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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시청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시민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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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는 코로나19가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줬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소비지출 ▶일자리 ▶소상공인 ▶위기가구 ▶사회고립 ▶의료접근성 ▶교육환경 ▶인구동향 ▶인구이동 ▶위험인식 등으로 추리고 주간, 월간 단위로 추이를 살폈다.

여가·숙박·식음료 등의 업종별 신용카드 지출(신한카드·통계청)을 살폈더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홍석철 자문위 사회경제분과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별 신용카드 지출액의 변동률을 보면 4~6차 유행과 더불어 지출이 감소하고, 감염병 거리두기 완화 또는 해제 이후 다시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여가나 음식, 숙박 서비스 같은 소상공인 관련된 지출에서 더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영업일수에서도 오락 스포츠 및 문화 부문의 경우 2020년 3차 유행 시기 평균 4일에서 3일로 하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해 2020~2022년 여성 수급자가 남성보다 많은 경향이 확인됐다. 자문위는 자녀 돌봄과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홍윤철 위원은 “(등교 중단, 비대면 수업 등으로) 수업이나 생활 관리가 대부분 가정에서 이뤄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상당히 줄어든 것이 아닌가 판단해볼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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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과 남녀 실업급여 지급자 수. 보라색 선이 남성, 노란색 선이 여성. 자료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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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접근성 역시 낮아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020년 3~12월 의료 이용(외래 일수)은 약 16% 감소했다. 응급실 이용 건수는 26%, 입원 일수는 6% 줄었다. 홍 위원은 “2021년 3월 이후 의료 이용이 빠르게 회복됐는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병원 방문에 대한 위험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내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기저질환자, 고령층같이 건강상에 문제가 있으나 코로나 위험 때문에 적기에 의료 이용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향후 지표를 개발해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우울증 환자는 늘고 출산, 결혼은 줄었다. 월별 우울증 환자의 내원 일수를 봤더니 코로나19 1년 차인 2020년에는 간헐적 증가가 관측됐으나 2021년 3월부터는 현저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에서 증가 폭이 컸다. 홍 위원은 “우울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젊은 층과 여성에서 환자 수의 증가가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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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서울시청 전광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시민행동지침'이 나타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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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이후 혼인 건수가 크게 줄어 2021년까지 계속됐고 올해 들어 다소 회복했으나 여전히 예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추이에 따라 출생아 수도 지속해 떨어지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2020~2021년 혼인 건수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자문위 설명이다.

홍 위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는 국민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회·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고 국민 삶의 질을 낮췄다”며 “1년, 5년 또는 10년 이상의 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장기 지표를 개발하고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방역 정책 수립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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